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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따라 투기자금 빠져나가고 마구잡이 구입 사라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지난60년대이후 20여년동안 황금 경기를 누리던 런던·취리히·뉴욕·파리등 국제미술품시장이 최근 불황에 시달려 값싼 미술품이나 골동품은 절반값으로 폭락하는 현상을 빚고있다.
최근 발행된 서독의 미술관계전문지에 따르면 미술품을 마구잡이로 사들이던 「광란상태 가」 주춤하면서 세계적인 경매회사들이 경영난으로 비틀거린다는 얘기다.
불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케이스는 세계최대의 경매회사인 영국의 소더비사의 곤경에서 찾아볼 수 있다.
80년만해도 6억달러(약4천5백억원) 의 거래실적을 보였던 이회사는 오는 8윌의결산에서 「2백38년의 회사역사상」최악의 적자를 기록하리라는 전망이다.
매상이 25%나 줄어 있는가하면 회사주식도 40%나 폭락, 2천명에 이르던 종업원을 5백명씩이나 감원한데 이어 런던과 뉴욕중심가에 있던 거래소마저 외곽지대로 나앉아야 하는 곤궁에 처하게된 것이다.
이같은 현장은 경제불황이의에 실제 가치이상으로 형성했던 가격이 제자리로 내려앉고 그동안 「단물」 을 빨던 투기꾼들이 돈보따리를 싸들고 더 안전한 투자대상을 찾아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대가」들의 명작이나 휘귀품들은 가격폭락의 영향을 받고있지 앓지만 중급 정도의「물건」이라면 가격폭락세를면치 못한다.
그러한 예로서 80년대까지만 해도 18만달러(약1억3천5백만원)를 홋가하던 스위스의 상징주의작가 「페르디난드·호듈러」의『술집의 무희』라는 그림은 현재 8만달러에 런던시장에 내어놓아도 팔리지 않는다.
비교적 비싸지 않은 고미술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때 5천달러 (약 3백75만원)는 주어야 살수있던 마야문명시대의 토상같은 것은 파리시장에서 1천8백달러 (약1백35만윈)정도면 구입할수있게 됐다.
18세기 가구같은것은 전보다 60%나 내린 가격으로 시장에 나오는 수도있다. 이러다 미술품들은 최근 몇년동안 작게는 10%, 크게는 50%까지 가격이 오르던 「투자대상」. 그같은 노다지 시장이 형성될수 있었던 이유를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몇가지로 설명한다.
▲중산층시민들이 60년대들어 주로 금속및 플래스틱위주로 꾸며지던 주거문화에 실증을 느껴 실내장식용으로 옛가구와 유명·무명의 미술품을 다투어 사들었다.
▲국제미술골돔품시장에 투기꾼들이 개입, 매매차익을노려 가격을 조작했다.
▲부호들이 재산증식과 인플례이션에 안전한 가치보전수단으로서 미술· 골동품을 사들여 쌍아놓았다.
이러한 상황에따라 19세기화가들의 그림값은 지난5년간 30∼4백50%씩 올랐다. 미술품투자가 얼마나 큰수익을 가져다 주었는가 하는 예는 미국의「마커스·미즈녜」 라는 수집가의 경우에서 쉽게 찾아볼수 있다. 20년전 「칸딘스키」 의 『무제5』를 14만말러(약1억5백만원)에 사들인 그는 이 그림을 2백50만달러(약18억8헌7백50만원) 로 되팔겠다며 고객을 찾고있다.
그러나 이같은 호황은 최근 국제금융시장의 고금리정책과 함께 된서리를 맞고 있다. 미술시장에 몰리던 돈이 금리를 따먹기 위해 은행이나 증권시강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서독의 경제주간잡지인 「비르트샤프트보케」해 따르면 투기꾼과 부호들이『미술품시장은 장래를 예측하기어렵고 모험적이기때문에』다른 투자대상을 구하게 됐다는 실명이다.
그결과 미술품은 물론 옛날동전, 중동및 페르시아의 카피트, 중국제도자기등 골돔품들이『시장가격의 50%이하로까지 투매되고있다』 고 인터내셔널헤럴드 트리뷴지는 보도하고 있다.<본=김동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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