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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주도 대연정 땐 대통령 권력 이양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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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 노무현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서울=연합뉴스)

노무현 대통령은 27일 "한나라당이 주도하고 열린우리당이 참여하는 대연정을 구성한다면 그 연정에 대통령의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당원동지 여러분께 드리는 글-지역구도 등 정치구조 개혁을 위한 제안'을 통해 이같이 말한 뒤 "다른 야당도 함께 참여하는 대연정이 된다면 더욱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 같은 연정은 대통령 권력하의 내각이 아니라 내각제 수준의 권력을 갖는 연정이라야 성립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언급한 '권력 이양'에 대해 "현재의 책임총리제 운용 상황에서 총리 지명권을 한나라당에 주는 방안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노 대통령은 "이 대연정에 권력을 이양하는 대신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지역구도를 제도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선거제도를 고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굳이 중대선거구제가 아니라도 좋다"며 "어떤 선거제도든 지역 구도를 해소할 수 있다면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 총선을 하자는 것도 아니다"며 "정치적 합의만 이뤄진다면 한나라당이 주도하는 대연정을 구성하고, 그 연정에 대통령의 권력을 이양하고, 선거법은 여야가 힘을 합쳐 만들면 된다"고 주장했다.

대연정 제안 배경에 대해선 "정치와 나라의 장애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인 지역주의를 극복하려면 우리 모두가 기득권을 내놓아야 한다"며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정권을 내놓고, 한나라당은 지역주의라는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이 주도하고 한나라당이 참여하는 대연정이라면 한나라당이 응할 리가 없다"며 "따라서 대연정이라면 당연히 한나라당이 주도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연정에 대한 우리 입장은 다 나온 것 아니냐"며 수용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이정현 한나라당 부대변인은 "대통령으로서 정식 제안이라면 위헌적 발상이고, 대통령직을 성실하게 수행해 달라는 국민의 뜻을 저버리는 매우 위험한 시도"라고 말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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