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궁도의 호프 김영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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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오로지 중공·일본선수에 져서는 안 된다는 사명감만으로 시위를 힘껏 당겼을 뿐인데….』
『오비히로 (대광) 의 영광』을 가슴 뿌듯이 안고 트랩을 내린 한국남자궁도의 호프 김영운(19· 전남대l년)은 『처음부터 세계신기록은 커녕 우승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라며 애써 겸손 해 했다.
대표선수생활 불과 8개월. 국제대회라곤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런 그가 이 같은 위업을 이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
김이 이번 대회에서 수립한 세계최고기록은 남자30m더블라운드(7백5점·종전7백1점),개인종합(2천5백80점·종전2천5백71점),단체전 (7천6백26점· 종전7천5백47점)등 모두 3개.
특히 남자 30m더블라운드의 최고기록 7백5점(만점·7백20점)은 적중률이 97.5%로 10m거리에 날아가는 파리도 십중팔구는 정확히 맞춰 떨어뜨릴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라는 것.
이와 함께 김은 남자 6개 종목을 차례로 석권하면서 전관왕에 올라 신인의 티를 말끔히 씻고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는가 하면 한국남자궁도를 여자에 이어 세계정상고지에 끌어올리는데 견인차가 되기도 했다.
김이 대표선수로 발탁되기는 지난해11월. 전국종합궁도선수권대회 남자7Om싱글라운드에서 3백23점을 기록,1위를 마크하면서 였다.
『이번 대회에서도 별로 자신은 없었지만 첫날 90m싱글라운드에서 박철수선배가 의의로 부진했던게 제겐 큰 자극이 되었던 것 같아요.』김은 선배의 부진에 더욱 분발, 평소 기량의 1백10%를 초과하는 놀라운 기록을 세울 수가 있었다고 털어놓는다.
키1m 70cm·몸무게65kg.시력 (좌·우=1·5) 이종아 궁도선수로는 제적인 김은 특히 사대 (사대) 가 안정 된데다 사법 (사법) 이 뛰어나 투사율이 고르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단거리에 비해 장거리에 약하고, 후반 들어 체력이 딸리는게 흠이라면 흠.
순천고l년때 궁도에 입문, 지난3월 전남대에 진학한 김은 평소 훈련에 남달리 부지런한 집념의 노력파. 순천고 시절엔 꼬박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과녁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밤늦도록 훈련에 정진하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전남승주군 출신으로 김규봉씨(61·농업)의 4남4녀 중 막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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