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러워 잔기술 못 펼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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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국스프츠시설의 선구자로 첫선을 보인 태릉선수촌의 인조잔디 축구장이 23일 상오10시 개장, 국가대표 화랑과 청소년대표팀이 축구 시험 첫 경기를 가졌는데 선수들의 슛이 엉뚱하게 빗나가고 빈번하게 넘어지는 등 폭소사태가 벌어 졌다.<사진>
이날 경기는 선수들이 기량을 발휘치 못해 마치 국가대표선수들의 플레이가 동네축구(?)와 같은 양상을 띠어 인조잔디축구경기를 가슴 부풀게 지켜본 정주영대한체육회장, 시공업체인 코오롱건설의 이동찬농구협희장, 최순영축구협희장, 김진열, 김상경 등 3명의 체육회 부회장과 50여명의 축구지도자 그리고 태릉선수촌에서 훈련 중이던 각 종목 대표선수들이 모두 어리둥절해 했다.
화랑의 박성화선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인조잔디와는 달리 너무 미끄러워 경기를 할 수없었다』고 불평을 했으며 김정남화랑팀코치는 『조금 미끄러워 선수들이 경기를 하기 힘들었던 것 같다』 면서 『잔디구장이 있게되어 기쁜 마음이 앞선다』고 말했다.
인조축구장은 6억1천9백만원으로 4개월만에 완공 된 것이다. 시공업체인 코오롱건설측은 『기동성 보다도 선수들의 보호를 위해 물을 많이 뿌렸다. 따라서 미끄러지는 문제는 뿌리는 물의 양으로 조절할 수 있으며 선수들도 인조잔디에 맞게끔 축구화의 바닥을 우례탄 등으로 사용하면 해결이 된다』고 해명했다.
이날 드러난 인조잔디의 결함은 ①미끄러워 얼음 위에서 경기를 벌이는것 같다. ②수비선수들이 경기하기가 어려워 터닝과 백 그리고 페인팅 등 잔기술을 펼칠 수가 없어 축구의 잔재미를 느낄 수가 없다. ③잔디나 맨땅 보다 몸에 오는 충격이 커 발목 등의 부상 우려가 컸으며 태클이나 슬라이딩 때 마찰로 인한 화상을 입을 염려가 있는 등이다.
한편 체육회는 화랑팀이 1주일에 두 차레씩 인조구장에서 훈련을 갖게끔 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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