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무더위 전략' 역효과 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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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형준 기자] 콜로라도 로키스의 쿠어스필드는 해발 1650m에 위치,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중 가장 높은 고도를 자랑한다. 덕분에 쿠어스필드에서는 타구의 비거리가 증가하고 투수의 공끝이 무뎌지는 현상이 발생, '타자들의 천국'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린다. 반면 텍사스 레인저스의 홈구장 아메리퀘스트필드는 메이저리그 구장 중 평균 온도가 가장 높은 구장이다. 숨을 막히게 하는 뜨거운 바람을 피하기 위해 지표면보다 6m 낮게 지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낮경기 때 아메리퀘스트의 그라운드 온도는 최고 섭씨 40도까지 오른다. 선수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그 이상이다. 특히 오랜 시간동안 마운드에 서 있어야하는 투수에게 있어 무더위는 상대타선보다도 더 무서운 적이다. 과거 텍사스 구단은 한여름의 낮경기를 철저히 피해왔다. 하지만 2003년에 부임한 벅 쇼월터 감독이 '낮경기에서 더 손해보는 쪽은 원정팀'이라고 주장하면서 다시 낮경기가 치러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텍사스는 매년 여름에 마운드가 붕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텍사스 마운드는 불펜진의 최악 난조 속에 5.10(ML 전체 28위)의 방어율로 4월을 출발했다. 하지만 5월에는 3.51(5위)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빠르게 좋아졌고 텍사스는 5월에만 18승7패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텍사스의 방어율은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6월 5.45(26위)로 다시 떨어졌고 7월에는 6.02의 방어율로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최하위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역시 텍사스의 방어율은 4월 4.31(13위) 5월 4.78(23위) 6월 4.07(11위)에서 7월 5.18(26위)로 무너졌고, 8월 다시 4.16(8위)로 좋아지다 가장 중요한 9월에는 4.72(19위)로 부진했다. 아메리퀘스트필드에서 낮경기가 열릴 때 많은 경기를 치러본 텍사스 선수들보다 원정팀 선수들이 더 큰 부담을 갖는 것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시즌이 진행될수록 피로가 누적되는 쪽은 텍사스 선수들이다. 가뜩이나 마운드가 고민인 텍사스가 '무더위 전략'을 계속 고집해야하는지 의문이다. 김형준 야구전문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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