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19만원 시초가 38만원 … 삼성SDS 32만7500원에 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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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삼성SDS가 유가증권시장 상장 첫날 시가총액 6위에 올라섰다.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SDS는 공모가(19만원)보다 두 배 높은 38만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장 초반 38만2500원까지 상승하며 시가총액 4위 한국전력을 위협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하락하며 시초가보다 5만2500원(13.82%) 내린 32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시가총액은 25조원(종가 기준)으로 포스코에 이어 6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장 중 삼성SDS 주식 2898억원어치를 매도했고 기관은 489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만약 공모주를 배정받은 투자자가 이날 시초가에 팔았다면 100%, 종가에 매도했더라도 72%의 수익을 거둔 셈이 된다.

 이날 주가 급락은 공모주를 배정받은 투자자들이 본격적인 차익 실현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청약 주관사였던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에서 대규모 매도물량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증권가에서 추가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등 9개 증권사가 내놓은 목표주가는 평균 42만9000원이다. 이트레이드증권이 5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KTB와 유진투자증권이 35만원을 예상했다. 증권가에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삼성SDS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거란 기대 때문이다. 키움증권 안재민 연구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삼성SDS가 상속세 납부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력 사업인 정보통신(IT) 서비스 외에 물류사업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다만 주가가 너무 고평가됐다는 우려도 있다. 한 IT담당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보면 삼성SDS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7배가 넘는다. IT서비스 기업 중에서도 비싼 편”이라고 우려했다.

 삼성SDS에 자금이 몰리면서 이날 다른 대형주들은 약세를 보였다. 신한금융투자 곽현수 연구원은 “펀드 등에서 삼성SDS를 담기 위해 다른 종목 비중을 낮추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매도물량이 나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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