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 계약이행 둘러싼 논란 거세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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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제작사와 매니지먼트사가 맺은 법적 효력이 있는 계약조차 이행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방송을 채 두달도 앞두지 않은 대하사극에서 주연급이나 다름없는 연기자가 돌연 계약을 위반하면서 출연 포기를 선언한 것은 백히 잘못한 겁니다. 배역과 연기자의 역량에 대해서는 계약을 맺기전 수차례의 만남에서 논의를 했고 본인(오지호)이 배역에 강한 의욕을 보였어요. 이제와서 역량 부족이라는 말로 계약을 위반하는 것을 보고 연출자로서 회의가 느껴 집니다” 좀처럼 흥분을 하지 않는 사극의 대가 이병훈PD가 어조를 높였다. ‘허준’ ‘상도’ ‘대장금’ 등을 연출할 때 수차례씩 만났던 이PD가 어조를 높이며 말을 한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만큼 오지호의 출연 번복에 대해 그는 연출자로서 회의감마저 든다고 했다. 요즘 대형 기획사와 스타의 권력화가 적지 않은 문제를 일으키고 이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제작사와 맺은 계약과 관련해 파장을 일으키는 스타들이 적지 않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스타는 9월부터 SBS에서 방송될 ‘서동요’에 출연키로 계약을 했다가 출연 번복을 한 오지호와 MBC와 출연 계약분이 남았는데도 KBS에서 8월 방송할 드라마 ‘장밋빛 인생’의 주연으로 캐스팅됐다가 MBC 계약 준수 요구로 출연자체가 불투명해진 최진실이다. 오지호는 자신의 연기자로서 역량이 안된다며 계약 번복을 선언했고 최진실은 계약분이 얼마남지 않아 KBS 드라마 출연을 겸심했다고 계약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두사람의 설명은 계약주체와 대중을 설득하기에는 문제가 있다. 출연 계약을 할때 그것도 50부 대작의 드라마의 경우, 연출자와 연기자는 많은 만남을 통해 캐릭터에 대한 입장과 연기 스타일, 그리고 다른 배우와의 조화 등에 대해 논의를 거듭한다. 그리고 계약을 맺는다. 이병훈PD는 “오지호가 수차례의 논의과정에서 출연의사를 강력히 밝혔다. 캐릭터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했다. 본인 스스로가 캐릭터에 만족감을 표시했고 오지호를 캐릭터에 안착시킬 연출자로서의 자신도 있다. 연출자가 뭐 때문에 있는 것인가. 오지호가 이유로 된 부분에 대해 충분히 연출시 극복할 수 있었기 때문에 계약을 맺은 것이다”고 설명했다. 최진실의 설명도 마찬가지로 설득력을 잃고 있다. 불미스러운 가정사로 인해 좋은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최진실은 장기간의 고민 끝에 복귀작 ‘장밋빛 인생’ 출연을 결정했다. 하지만 출연을 할때 스타와 매니저가 반드시 챙겨야하는 것이 계약 부분이다. 이런 부분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대응하는 것이 스타와 매니저의 중요한 일이다. ‘장밋빛 인생’ 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가 드라마 제작을 발표하면서 최진실 주연 캐스팅 사실을 밝혔다. 이때 MBC는 출연계약이 상당횟수 남았다며 최진실의 출연 불가 입장을 밝혔다. 이때서야 최진실은 MBC에 찾아가 KBS 드라마 출연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MBC 이은규 드라마국장은 “최진실과 출연 계약을 맺었고 이를 흔들면 계약관행 자체가 문제가 된다. 원칙대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원칙론적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최진실의 KBS 드라마 출연자체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방송가 사람들은 최진실이 KBS 드라마 출연 결정에 앞서 MBC의 계약 부분을 면밀히 검토해 이에 대한 MBC와의 사전 의견 조율을 했어야 했다고 말한다. 이같이 스타들의 출연 계약을 둘러싼 문제와 논란의 파장은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전달된다. 계약파기나 문제로 인해 드라마의 부실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급하게 다른 대타 연기자를 구하고 그에 따른 제작 시간의 압박과 다른 연기자와의 호흡 등 드라마 내적인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스타의 권력화는 막을 수 없다. 하지만 스타들이 누리는 권리만큼 의무역시 준수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계약은 최소한의 의무이므로 이행돼야하는 것이다.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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