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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깍자도 문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무작정 깍아도 문제>
한푼이라도 더 깎자는 것과 한푼이라도 더 벌자는 것이 고객과 상인의 관계라면 어느 한쪽만이 만족하는 가격이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양자가 조금씩만 양보하면「적정선」을 찾아낼 수는 있다. 그것이 적정가다.
그러나 이룰 무시하고 2,3배씩 가격을 매기는 악덕상인이 있는한 에누리는 끊이지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적정가를 무시하고 터무니 없이 깎으려 만드는 손님도 문제다.
선량한 소비자를 울리는 악덕상인에 대한 규제와 아울러『안 팔리는 수입상품에 0을 하나 더 붙이니 팔리더라』는 식의 어리석은 소비자도 없어져야 할 것이다. 박영옥<주부·35·성남시금곡동291>

<고객에 대한 감사>
부업으로 조그마한 양품점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한마디로 에누리는 고객보다는 상인들에게 그 책임이 더 있다고 본다. 현재,우리의 상거래는 분명히 잘못된 점이 많다. 제도적인 개선에 앞서 상인들은 깊은 반성을 해야 한다.
지금의 에누리는 고객에 대한 일종의 감사의 표시인 원래의 뭇에서 아주 떨어져 있다.심하게 말하면 폭리의 수단으로 쓰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상거래질서가 꽤 이처럼 서로 믿지 못하고, 어떻게하면 한푼이라도 더속여 우려내려고만 하는 추악한 꼴로 변하고 말았는가-·
모든 상인들은 깊은 반성이 있어야겠다. 김종욱 <회사원·30·목포시항동2의4 6롱4반>

<정가 붙여도 안믿어>
군에서 제대하고 고속터미널 지하상가에서 1년여 동안 가게를 연 적이 있다. 처음 경험이라 원리원척대로 정찰제를 유지해 보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결국엔 가격을 높이 불러 깎아주는 소위 에누리 방식을 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에누리로 장사 하다보면 아까운 시간을 허비함은 물론, 심하면 손님과 주인사이에 언쟁까지 벌어질 때도 있다.
상인이나 고객에게 서로 편리하고 부담없는 상거래는 상가안의 일부아닌 전체 점포 가정찰제를 실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이를 재도적으로 확립하기 위해 부당한 가격표를 붙인 상점은 당국에서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내려 상도덕 없는 상인은 장사를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이진선<26·서울시강서구화곡동343의3>

<사고도 마음만 불편>
미혼 여성이다.
며칠전 상반기 보너스를 탔다. 여름옷을 한 벌 구입하기 위해 직장 동료 한명과 함께 종각 지하상가에 들렀다.
마침 마음에 드는 옷이 있기에 가격을 물어보니 한 벌애 2만9천원이라 한다. 물론 나는 그곳에서는 반쯤은 에누리해서 사야한다는 상식을 알고있는 터라 2만9천원하는 옷을1만4천원에 살수 있었다.
이 얼마나 엄청난 에누리인가? 이젠 물건을 에누리 하지않고 사면 바가지 쓰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가 않다. 이경순 <사무원·25·서울성북구장위1동>

<국가적인 망신이다>
집에서 가게를 경영 하는데 하루는 외국인이 와서 가격을 묻더니 정찰에서 반으로 깎아 내리는 것이 아닌가? 놀란 마음으로 물으니 한국을 다녀간 자기 이웃 사람이 한국에 가면 부르는 값에서 무조건 반 값으로 깎으라고 하더란다.
우리 생활에서 에누리가 꽤 이렇게 극성을 부리는지 모르겠다.
내국인은 그래도 괜찮지만 외국인마저 그런 선입견을 가지고 온다면 결국은 국가적 망신이다.한국인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코리언타임이 유행 하더니 이제는 에누리가 나도니 이것이 모두 불신에서 생기는 것 같다. 우리 모두 신뢰의 정신을 길러야 겠다.송진이 <학생·20·경주시황오동302의4>

<때·장소 가려 깎도록>
뙤약별 아래에 젖먹이를 등에 업고 채소류 몇가지를 파는 아주머니와 불과 몇백원 않하는 열무 한 다발을 놓고 시비가 인다. 그정도 상식은 있을법한 중년 부인이 악착같이 깎으려 드는 것이었다.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진다.
이십만원씩 하는 옷을 조금도 주저없이 척척 사 입는 분들이 오히려 뙤약별 에서 하루종일 고생하는 불쌍한 이웃에게 더 야박한 것 같다. 그들은 약자니 마구 취급해도 된다는 심보일까?
이런 몰지각한 풍조는 뻘리사 라졌으면 좋겠다. 정말로 알뜰살뜰한 주부라면 에누리의 때와 장소를 너무도 잘 안다.
이런 일부의 행동이 알뜰하고 현명한 우리들 주부의 인정을 흐리는 것을 보면 속상할 뿐이다. 이선영 <주부·28·서울강남구분원동신반포 한신10차 아파트>

<흥정하다 시간 다가>
애들을 데리고 교회에 나갈 때 마다 성경과 찬송가를 들고 다니기가 불편하여 조그마한 손가방을 하나 사기로 했다.
시장통 가방가게에 나가서 마음에 드는 가죽가방을 골라들고 값을 물으니 1만2천원이라 한다. 값이 엄청나게 비싸서 나오려 니까 얼마면 사겠냐고 가게 점원이 불러 세운다. 이렇게 시작된 흥정을 30어분간 한 끝에 4천윈에 가방을 샀다. 마음에 드는 좋은 손가방을 싼 값에 샀다고 생각하니 돌아오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며칠전 아파트안 가방가게 앞을 지나다가 우연히 내가 산것과 똑같은 가죽가방이 눈에 띄었다. 가방끈에 붙은 가격표에는 3천5백윈 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 가게에서 샀더라면 손가방을 손쉽게 더 싸게 샀을 터인데 가게 점윈과 흥정 하느라고 보낸 시간이 세삼스레 아깝게 생각 되었다. 사부덕<주부·32 광명시철산3동 주공아파트329동401호>

<유통구조 개선부터>
시장 바구니를 들고나서면 마치 싸우러나가는 기분이 든다. 물건을 사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물건 값 하나하나에 상인과 실랑이를 벌이자니 신경이 곤두서고 숫제 피곤하기까지 하다.
소비자는 가격의 합리보다는 남보다 더 비싼 값을 주지나 않았는지 흥분되고, 물건 값 깎기에 성공하였을 때는 일말의 성춰감 조차 느낀다. 또 상인들은 에누리할 만큼 미리 값을 올려 부르고 있다.
소비자가 으레 깎아 달라고 할테니 미리 그 폭만큼 올려서 값을 매긴다.
이러한 풍토에서 가격 표시제는 최고가격으로 이해되고 만다. 앞으로의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가장 시급한 문제는 가격표시제의 제도적 확립 이라 믿는다.하성순 <주부·26·진주시상평동2l9의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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