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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남북 전통공예 교류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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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 북한의 인민예술가이자 계관인인 우치선의 대표작 ‘꽃과새무늬청자화병’(높이 117cm). 1m가 넘는 청자화병은 만들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성식 기자

▶ 남한에 처음 소개되는 원형 봉산탈의 일부. 지금까지 남한에서는 월남한 사람들의 기억에 의해 제작되어 형태상 많은 이견이 있었다. 사리원예술단 공예가인 정병호의 작품.

▶ 북한 인민예술가 리원인의 자수작품 ‘백두산호랑이’. 백두산 설경과 호랑이의 위엄.기상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사상 첫 남북 전통공예 교류전이 25일부터 9월 20일까지 서울 덕수궁 석조전(전관10개실)에서 열린다. 교류전은 지난해부터 추진돼온 것으로 올 2월 남북전통공예교류전운영위원회(운영위원장 정양모)가 구성돼 남측의 한국무형문화재기능보존협회(회장 김동학)·한국옻칠문화원(원장 김인섭)·예맥출판사(사장 유성웅)와 북측의 대외전람총국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통일부·문화재청·서울시·한국방송공사가 후원한다.

전시에는 남측에서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72명의 작품 302점과 북측에서 인민예술가.공훈예술가 등 최고의 작가 76명의 작품 311점 등 모두 600여점이 나온다. 특히 북측 작품 중에는 북한 공예분야의 유일한'계관인'(최고의 경지에 이른 사람에게 붙이는 호칭) 우치선의 대작 '꽃과 새무늬청자화병(花鳥紋靑磁花甁.높이 117㎝)'이 눈길을 끈다. 리원인의 '백두산호랑이', 김청희의 '십장생도'등 인민예술가들의 수예작품도 나온다. 유명한 '위원벼루'와 '태천 옻'으로 만든 소반.장롱 등 가구용품, 바람막이 모자인 풍차(風遮)를 비롯한 의상 등 다양한 작품이 선보인다.

남측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08호 목조각장 박찬수의 '관음입상'과 제77호 유기장 이봉주의 '놋삼합', 제89호 침선장 정정완의 '저고리 삼작(진분홍끝동저고리.송화색삼회장저고리.당의)'등 각 분야 대가들의 작품이 나온다.

남측은 중요무형문화재기능보유자, 북측은 인민.공훈예술가와 1급예술가 등의 작품으로 한정했다.

남측은 북측에 제작비 1억3000여만원 외에 일부 재료들을 제공했다. 주최 측은 북측이 제시한 600점의 작품 중에서 분야별로 311점을 엄선했다. 정양모 운영위원장을 비롯해 장경희(한서대).홍은옥(명지대)교수 등 자문단이 중국 선양과 단둥으로 가 작품을 직접 심사했다. 북측 작품은 대부분 단둥을 거쳐 배편으로 인천항을 통해 들여왔다.

정양모 위원장은 "남측의 작품들이 세련되고 기술이 뛰어난 반면 북측의 것들은 상대적으로 기교와 재질면에서 다소 떨어지지만 소박하고 힘이 넘친다"며 "이번 교류전이 북측의 전통공예와 생활상을 이해하고 민족의 동질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과 북은 앞으로 매년 교류전을 열기로 합의했다. 2회는 서울에서, 3회는 평양에서 각각 열기로했다. 전시회가 끝난 뒤 북측 작품은 박물관.연구소 등에 기증해 연구자료로 활용토록 할 계획이다.

이만훈 기자 <mhlee@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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