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안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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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열두폭 물살길어 하늘가득 적시고
가려진 옷소매는 천년으로 휘휘돌아
청산은 홀로 목을 빼어 세월자락 날린다.
애잔한 산새울음 홀연히 비껴나고
흐트린 머리결은 천공으로 솟아올라
절절이 목멘 하소연 발길마다 쌓인다.
허기진 옷매무새 저승인듯 턱을 괴고
한 세상 펼친 영원 쉽사리 깨어올라
가없이 흩어진 자리 눈물처럼 고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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