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U 등 핵심 의제서 빠질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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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북핵 6자회담의 골격이 18일 사실상 확정됐다. 최근 일주일여 동안 한.미.일 3자협의와 한.중, 미.일, 북.중 협의 등 각종 양자 접촉을 통해 회담의 날짜와 기간.의제.형식.목표 등 주요 핵심 사안에 대한 실무 조율이 마무리됐다.

우선 회담 개막일자는 26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의장국인 중국이 추진하는 방안이며 이르면 19일 공식 발표된다. 하지만 폐막일은 따로 정해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는 "가시적 성과가 있을 때까지 회담을 계속하자"는 안을 내놨고, 다른 참가국들도 대체로 공감한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끝장 토론'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이번엔 5~6일가량 본회담을 여는 방안이 유력하다. 지난해 3차 회담 때 합의했던 실무그룹 회의는 생략된다.

공식 의제는 특별히 정해지지 않았다. 대신 물밑접촉을 통해 대략적인 의제는 설정됐다.

주목할 점은 세 가지 핵심 쟁점 중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HEU) 핵 프로그램 보유 여부와 다자 안전보장 문제 등은 핵심 의제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회담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입장차가 너무 큰 사안은 일단 뒤로 미룬다는 데 관련국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대신 회담 초반에 한반도 비핵화와 북핵 폐기 원칙에 원론적 합의가 이뤄질 경우 나머지 핵심 쟁점인 북핵 폐기에 대한 반대급부, 즉 경제.에너지 지원 문제를 집중 협의하게 될 전망이다.

회담 형식 변경 문제도 주요 의제다. 하지만 군축회담 문제는 여전히 최대 난제로 남아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회담 목표를 긴급 수정했다. 무엇보다 2, 3차 회담 때 발표했던 의장성명보다 한 단계 발전시켜 어떻게든 참가국 공동의 합의문을 도출해낸다는 전략이다.

합의 내용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3차 회담 때보다는 한발 더 나가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을 담겠다는 각오다.

이번 회담의 또 다른 특징은 양자협의가 대폭 활성화될 것이란 점이다. 북.미 접촉도 최소 세 차례 이상은 열릴 전망이다. 남북 접촉도 최대한 늘릴 방침이다. 회담 막판 각국 수석대표들만의 '담판 회담'도 추진하고 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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