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금호산업 경영권 되찾을 듯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박삼구(69·사진)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내년 초 금호산업의 경영권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기 때문에 그룹 전체에 대한 박 회장의 장악력도 커진다. 2010년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이 시작된 지 5년 여만의 일이다.

 산업은행 등 금호산업 채권단은 11일 워크아웃 과정에서 보유하게 된 금호산업 지분(57.6%)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채권단 지분에 대해서는 박 회장 측이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다. 채권단은 이달 중 매각 주간사를 선정하고 내년 1월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박 회장은 현재 금호산업 지분 10.4%를 보유한 상태여서 40%의 지분만 되사면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금호산업은 그룹의 주력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0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 지분을 전량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호산업의 경영권을 확보하면 금호석유화학 계열을 제외한 그룹 경영권의 상당 부분을 갖게 되는 셈이다. 다만 원활한 지분 재매입을 위한 자금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지분 50% 매입을 전제로 현재 주가(1만4000원)를 기준으로 하면 약 23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여기에 채권단이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해 지분 가치를 재산정하면 인수 자금은 3000억원대로 불어날 수도 있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금호산업 경영권을 되찾아온다는 방침은 확고하다” 며 “다양한 방안을 통해 매입 자금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이날 금호산업의 워크아웃 기간을 2년 연장하는 결정도 했다. 그러나 이는 지분 매각 절차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조치일 뿐이다. 지분 매각이 종료되면 워크아웃도 끝나게 된다. 금호그룹 측은 “금호산업의 경영 상태는 워크아웃 졸업이 가능한 수준이란 판정을 받았다” 며 “경영권을 찾는 대로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훈·박유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