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버디쇼' 1타차 공동 3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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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잉글리시 턴 골프장(파72.6천4백76m)은 최경주(33.슈페리어.사진)와 궁합이 잘 맞는 모양이다.

재즈의 본고장에 위치한 이 골프장에만 가면 물 흐르는 듯한 부드러운 스윙으로 좋은 성적을 낸다. 지난해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컴팩 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의 꿈을 이뤘던 바로 그 곳이다.

최경주는 2일(한국시간) 이 골프장에서 개막한 HP클래식(전 컴팩 클래식) 1라운드에서 펄펄 날았다. 18번홀에서 아깝게 더블보기를 범했을 뿐 버디를 9개나 잡아내며 7언더파 65타로 데이비스 러브3세(미국) 등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8언더파로 공동 1위에 나선 사다카타 아키오(일본).폴 스탠코우스키(미국)와는 불과 한타 차다.

최경주는 이날 드라이브샷 평균 거리가 2백93야드(약 2백67m)나 됐고, 정교한 아이언 샷으로 15차례나 버디 기회를 맞았다. 퍼트 수도 27개(홀 평균 1.5개)로 안정된 편이었다.

전반에만 5언더파를 몰아친 최경주는 후반에도 버디 행진을 계속하며 17번홀까지 9언더파로 단독 선두를 달렸으나 18번홀(파4.4백29m)에서 뼈아픈 더블보기를 범해 선두에서 밀려나야 했다.

최경주는 이 홀에서 드라이브샷을 벙커에 빠뜨렸다. 두번째 샷은 벙커 턱을 맞은 뒤 러프에 빠졌다. 최경주는 여기서 레이업을 하는 대신 그린을 직접 공략했는데 이 세번째 샷마저 빗맞아 그린 오른쪽 벙커에 들어갔다.

결국 4타 만에 온그린해 두차례의 퍼트로 더블보기를 범했다. 최경주는 "첫날 경기가 무척 잘 풀렸다. 마지막 홀에서 빨리 끝내려다 실수를 저지른 게 아쉽지만 오히려 약이 될지도 모른다"며 "날씨도 좋고 코스 상태도 완벽해 좋은 성적을 낼 것 같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지난해 이 대회 1라운드에서도 4언더파 68타로 공동 3위로 출발한 뒤 2라운드부터 선두로 치고 나온 끝에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한편 최경주와 함께 라운드한 세계랭킹 2위 필 미켈슨(미국)은 2언더파 70타로 공동 70위에 랭크됐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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