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섬유회담 개막|쿼터량 줄다리기가 쟁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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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올해 대미 섬유수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될 제2차 한미 섬유회담이 4일 서울에서 개막되어 10일까지 열린다.
이번 회담은 한미간의 올해 섬유수출 쿼터를 조정하고 3단계 다자간 섬유협정(NFAIII)에 따라 내년 이후에 적용될 새 섬유협정체결을 위한 회담이다. 한국측에서 유득환 상공부 통산진흥국장, 미국측에서 USTR(통상대표부) 섬유협상 수석대표 「피터·머피」대사가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종래의 주장을 되풀이 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공부는 올해 섬유류 수출이 부진한데다 오는 6월 EC(구주공동체)와의 섬유협상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불리한 타결은 있을 수 없다는 자세로 협상에 임하기로 했다.
미국측은 1차 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81년 쿼터량 기준으로 ▲대미수출이 잘 되고있는 인기 품목(민감 품목)에 대해서는 82년 쿼터량 증가율을 0·5%, 기타품목에 대해서는 1·5%만 인정하고 ▲셔츠·쉐터·바지·코트 등 미국 시장 점유율이 높은 4개 품목에 대해서는 증가를 인정치 않으며 ▲품목간 전용을 금지하는 외에 쿼터조상 사용도 규제하겠다는 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 3월 타결된 홍콩방식을 한국에도 적용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측은 82년 말까지 유효한 당무협정에 따라 쿼더량 증가율을 면 종류(그룹I)에 대해서는 6·5%, 화섬직물류(그룹II)는 3·9∼6·5%, 털 종류(그룹III)는 1%를 인정하고 그룹간 전용3∼15%, 조상사용 11%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행정부는 오는 11월 하원 총선과 상원의원 3분1 개선을 앞두고 의회측으로부터 대한섬유협상을 홍콩과 타결된 수준이하로 양보하지 말도록 압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대미섬유수출이 총 섬유수출의 25%를 차지하고 있으며 81년 대미섬유류 수출실적 14억 달러 중 40%가 쿼터품목으로 쿼더량 증가 없이는 섬유수출이 점차 어려울 것으로 보고 양보할 수 없는 입장이다.
또 홍콩은 대미무역이 흑자인데 반해 한국은 적자이며 원면 등 대미의존도가 높은 점을 들어 흥콩방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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