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 한·미 → 미·중 연쇄 정상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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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1일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연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9일 한·미 정상회담 시기를 묻는 질문에 “(미국 측과) 아직까지도 장소와 회담 방식을 조율하고 있는 중”이라며 “아마도 11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에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면 박 대통령 취임 후 네 번째다.

 이에 앞서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인 1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기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중국이 12일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합의해 한·중(10일)→한·미(11일)→미·중(12일) 정상회담이 하루 단위로 연이어 열릴 수 있을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과는 한·중 관계와 한반도 등 지역정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과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시기 연기 결정 이후의 한반도 안보상황, 북핵 위협에 대한 대북 공조 방안,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이 전했다. 특히 북한에 억류됐다가 최근 풀려난 케네스 배, 매튜 토드 밀러 등 미국인 2명과 관련해 석방 배경과 석방 협상 등에 관한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은 8박9일간의 해외 순방을 위해 9일 출국했다. 박 대통령은 베이징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10~11일)를 시작으로,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및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12~13일·미얀마), 주요 20개국(G20, 15~16일·호주) 정상회의에 차례로 참석한 뒤 17일 귀국한다. 이 기간 중 호주·인도·뉴질랜드·사우디아라비아 등 6개국 정상과 양자회담을 한다. 하지만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대해선 “아직 계획된 게 없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APEC 기간 중 시 주석과 취임 후 첫 중·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출국에 맞춰 ‘한·중·일 정상 해외순방 현황’ 자료를 배포했다. 지난해와 올해 박 대통령, 시 주석, 아베 총리의 순방 일정을 비교하는 통계였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지금까지 미국·중국 등 5회·9개국(34일, 2013년), 인도·네덜란드 등 6회·11개국(36일, 2014년) 등 모두 11회에 걸쳐 20개국(70일)을 돌았다. 같은 기간 아베 총리는 26차례, 56개국(122일)을 다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부에서 박 대통령이 순방을 자주 다닌다고 비판하지만 실제론 아베 총리의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11회·31개국(74일)으로 비슷했다.

베이징=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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