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적인 그녀들' 인터넷서 만난 여성 동성애자 8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만난 10~20대의 여성 동성애자 8명이 다른 여성과 사귄다는 이유로 같은 동성애자 1명을 33일간 감금하고 폭력을 휘둘러 전치 12주의 상처를 입힌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대구 달서경찰서는 12일 동성연애 사이트에서 만난 조모(21.여.무직.전남 순천시)씨가 외도를 한다며 자취방에 감금하고 폭력을 행사한 혐의(폭력) 등으로 하모(19.무직.대구시 달서구)양 등 4명을 구속하고 손모(19.대학 1년)양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달 2일부터 지난 5일까지 33일간 "정해진 파트너 외에 다른 상대와 성관계를 갖는 등 정조를 지키지 않는다"며 자신들이 공동으로 세를 얻은 달서구 호산동의 자취방 부엌 등에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조씨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양손.양다리를 묶고 담뱃불로 전신을 지지는가 하면 흉기로 온몸에 상처를 내는 등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둘렀으며 자신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음란행위를 하도록 강요하기도 했다. 이들은 조씨에게 생쌀과 물 외에 다른 음식을 주지 않고 화장실에 가는 것조차 막아 바닥에 용변을 보게 한 뒤 이를 먹게 하고, 담배 잿물을 마시게 하는 등의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1월 초부터 동성 연애 사이트에서 채팅을 통해 알게 된 뒤 5월부터 원룸에서 공동생활을 해 왔으며 조씨에게 63만원을 빼앗아 유흥비로 탕진하기도 했다.

경찰은 "다른 동성연애자와 사귀고 파트너를 이간질하는 등 동성애 세계의 규칙을 어겼다며 조씨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음란행위를 강요했다"면서 "조씨는 허벅지 등 신체 곳곳의 살이 썩어 들어가고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심신이 쇠약해져 조사 중 여러 번 실신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돈을 구해오지 않으면 사창가에 팔아넘기겠다"는 이들의 협박에 차용증을 쓰고 돈 700만원을 빌리려던 조씨를 이상하게 여긴 사채업자 김모(45)씨가 신고,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황선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