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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서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지다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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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각계의 개탄>
▲이숭영 박사(학술원 회원)=너무도 충격적이다. 어떻게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사건이 일어날수 있는지 이해가 안 간다.
만약 이 사건이 간첩이나 무장괴한들에 의해 저질러졌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
술 취한 경찰이 그렇게 손쉽게 무기고를 어떻게 열 수 있었고 그렇게 오랜 시간 범행을 하고 다니는데도 진압경찰은 무얼 하고있었단 말인가.
허술한 무기고관리, 기강해이 등 치안의 공백을 보는 것 같아 한심하다.
보다 근본적인 치안대책이 세워져야겠다.
▲안명기 변호사=무려 8시간동안 여러 곳을 다니면서 살육을 했는데 그동안 진압병력은 무얼 했단 말인가.「5분출동조」니「기동타격대」니 하는게 이름만 붙여 놓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총은 국민의 생명보호를 위해 지급한 것이지 기분 나쁘면 마구 쓰라고 준게 아니다. 평소의 경찰정신교육이나 기강확립의 정도를 알 것 같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많은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한다.
▲문성도 씨(32·상인·서울 수유동 486)=국민의 생명과 안전의 제1차적 책임을 진 경찰관이 총기를 무차별 난사해 수많은 사상자를 낸 끔찍한 사건이 벌어지다니 너무도 충격적이다.
더욱이 8시간 동안이나 난동을 벌이도록 다른 경찰관들은 무엇을 했는지 한심스럽기만 하다.
만일 이같은 치안부재의 상태에 간첩이라도 침투한다면 어떻게 될까 소름마저 끼친다.
▲박완서 씨(여류소설가)=시간 시간마다 사망자수가 늘어난다는 보도를 들으면서 끔찍하다는 생각뿐이다.
왜 그랬는지 아직 확실히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어쨌든 우리 사회에 커다란 구멍이 생겨있음을 느낀다.
그것은 한 사회를 지탱시켜나가는 도덕성이 붕괴되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는 하루빨리 도덕성의 회복을 위한 각성에 나서야 한다.
이번 사건은 차라리 한 광인의 짓이기를 바라고싶다.
치안을 맡고있는 경찰관에 의해 이러한 사건이 일어난데 대해 정부당국은 맹성해야 한다.
▲이갑수 순경(47·서울 J경찰서)=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20년간의 경찰생활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다.
출근길에 우 순경 사건을 뉴스로 듣고 가족들이 들을까봐 얼른 꺼버렸다.
경복을 입고 출근하기가 낯뜨거워 경복은 가방에 넣고 사복으로 출근했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맑은 물을 흐린다지만 주민들을 무차별 살상한 경찰관 한사람의 광적 행동으로 빚어진 경찰에 대한 신뢰실추를 무엇으로 메울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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