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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복 여고생 3명 안내양 집단 폭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사복차림의 여고생 3명이 학생증 제시를 요구했던 버스안내양을 집단 폭행, 경찰에 입건됐다.
중·고교생들의 두발과 교복자율화 이후 버스 안내양과 학생 승객들 사이에 요금시비는 자주 일고 있으나 이번처럼 폭행사태까지 생겨 경찰이 형사 입건하기는 처음이다.
25일 상오5시쯤 서울 을지로7가 서울운동장 앞 버스정류장에서 서울5사8906호 (26)번 시내버스를 타고 온 채모(17·E여고2년)·유모(17·K예고3년)·박모(17·S전수2년)양 등 3명은 학생요금 70원씩을 내려다 안내양 박은숙양(20)과 시비, 박양을 때리고 밀어 넘어 뜨려 뇌진탕으로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혔다.
경찰에 따르면 채양 등은 학생증을 보여 달라는 박양에게 『학생증을 안 가지고 왔다』며 그냥 내리려하자 박양이 『학생증이 없으면 일반요금을 내든가 종점까지 함께가자』고 요구, 시비가 붙었다는 것.
채양 등은 『야, 차장이면 차장답게 놀아라』는 등 모욕적인 말을 했고 이에 격분한 박양이 채양의 멱살을 잡으려 하자 유양이 주먹으로 박양을 때렸고 채양은 구둣발로 차 땅바닥에 넘어뜨렸다는 것이다.
국립의료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박양은 『머리나 교복자율화 이후에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단정한 숏커트에 운동화 등을 신어 한눈에 알아보고 학생요금을 받으나 채양 등은 학생으로 보이지가 않았다』고 했다.
경찰에 연행된 이들중 유양은 머리가·목 뒷부분을 완전히 덮었고 디스코바지에 다이어먼드 무늬의 속이 비치는 스타킹을 싣고 있었으며 가슴이 노출되는 T셔츠 차림이었다.
또 채양은 정강이까지 올라오는 짧은 맘보바지에 하이힐을 신었고 머리는 3개월을 길러 뒷모습이 학생처럼 보이질 않았다.
채양 등은 이날 평화시장에 옷을 사러가던 길이었고 소지품 중엔 성냥이 들어 있었다.
경찰은 외관상 학생처럼 보이지 않을 때 신분증 제시는 당연한 일로 보아야 한다며 이들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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