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신용정보 회장 한강 투신 후 구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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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의 통신인프라 고도화사업(IPT) 관련 납품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윤의국(65) 고려신용정보 회장이 2일 한강에 투신했다 경찰에 구조됐다.

윤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50분께 서울 반포대교 북단에서 강으로 뛰어내렸다. 당시 한강 잠수교에서 열린 걷기행사 참가자들이 윤 회장의 투신을 목격했으며, 이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한강순찰대가 윤 회장을 구조해 강남성모병원으로 옮겼다. 경찰에 따르면 윤 회장은 투신 전 구두와 옷가지를 가지런히 벗어놨으며, 재킷에서는 휴대전화가 발견됐다. 윤 회장은 병원 이송 후 치료 과정에서 의식이 있음에도 투신 이유는 물론 자신의 신상에 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윤 회장은 신용정보협회 초대 및 5대 회장을 역임하는 등 폭넓은 활동을 해왔다. 그는 KB금융 IPT 사업의 일환인 국민은행 인터넷 전자등기 시스템을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L사가 수주할 수 있도록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에게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후곤)는 지난달 30일 고려신용정보를 압수수색한 뒤 윤 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윤 회장 부인과 운전기사를 상대로 투신 동기를 조사한 뒤 “압수수색과 검찰 조사를 연이어 받으면서 책임을 느끼고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검찰 수사 도중 이런 일이 발생해 안타깝고, 생명을 건지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윤 회장에 대한 수사과정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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