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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년 전으로 초대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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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난해 전곡리 구석기축제에서 배우들이 동물털로 만든 옷을 두르고 원시인 모습을 재연하고 있다. [사진 연천군]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한탄강변에 위치한 전곡리 선사유적지는 30만년 전 구석기인들이 살던 곳이다. 전기 구석기인들의 요람이었던 이 곳은 1978년 동두천에 주둔하던 주한미군 그렉 보웬에 의해 발견됐다.

 유적은 전곡읍 남쪽의 강이 감싸고 도는 현무암 지대에 분포해 있다. 그동안 17차례 이뤄진 발굴에서 6000여 점의 석기가 출토됐다. 재료는 대부분 강자갈이다. 특징적인 석기는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다. 동아시아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로 인해 이 석기가 유럽과 아프리카에만 존재한다던 학설이 뒤집어지기도 했다.

 연천군은 선사유적지에서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사흘간 ‘전곡리안의 귀환’을 주제로 제22회 연천 전곡리 구석기축제를 연다. 타임머신을 타고 구석기 시대로 돌아간 듯한 체험행사가 주로 열린다. 500명이 동시에 둘러앉을 수 있는 대형 화덕에서 돼지고기를 꼬치에 끼워 불에 구워먹는 ‘구석기 바비큐 체험’이 이채롭다.

한국·스페인·영국·일본·대만 등 8개국의 구석기 마을을 동시에 비교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도 조성됐다. 긴 머리에 주먹도끼를 손에 들고 동물털로 만든 옷을 두른 원시인 차림의 15명이 유적지 일대를 누비는 광경도 흥미를 더해준다.

 또한 지역문화 전시와 발굴피트, 구석기 볼거리 존, 전곡선사박물관 상설 특별전 등 다양한 전시 행사도 마련되고 구석기축제 사진 콘테스트도 준비된다. 연천 농산물 큰 장터를 비롯해 연천관광 투어, 농경생활 체험, 구석기 둘레길 등산과 모노레일 등도 즐길거리다.

공연도 준비된다. 개막식 특별공연과 EBS 딩동댕유치원 공연, 구석기 난타 퍼포먼스, 구석기 게릴라 공연 등이 열린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바비큐·활쏘기 등 일부 체험행사는 유료다. 김규선 연천군수는 “이번 축제는 30만년 전 구석기 시대와 선사 문화를 교육·놀이·체험을 통해 배우고 즐길 수 있는 가족 중심형 행사로 꾸밀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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