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초제 보리차' 범인 뇌파 검사로 색출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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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제초제 보리차' 사건 수사가 오리무중이 되면서 '뇌파 분석'이란 첨단 수사기법까지 동원되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1일 "해군 수사당국은 지난달 30일 사고부대의 용의선상에 오른 부대원 3~4명을 대상으로 국방부 국방과학수사연구소의 뇌파탐지기를 활용해 뇌파 분석을 했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 이후 일부 부대원을 대상으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했지만 특이한 반응이 나오지 않아 보다 과학적인 분석 장비를 동원했다는 것이다. 뇌파분석을 받은 부대원들은 손에서 제초제 흔적이 발견돼 용의선상에 올랐다.

뇌파탐지기는 뇌에 친숙한 이미지로 자극을 주면 뇌에서 양극 전위가 급격히 증가, 뇌파 그래프상 큰 변화가 생기는 점을 활용해 용의자를 색출해 내는 의료장비다. 부대원들은 30일 서울 국방부 국방과학수사연구소로 올라와 조사를 받았으나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소한 며칠이 걸릴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은 이와 함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조모 이병을 제외한 37명 부대원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거짓말탐지기는 특성상 하루 4명 정도만 조사할 수 있어 37명에 대한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완료하려면 적어도 6일은 더 걸린다는 게 해군 측의 설명이다. 해군이 이처럼 정밀 조사를 벌이는 이유는 이 사건이 단순 과실이 아닌 고의성 범죄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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