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조실장 어떤 자리] 돈·인사 주무르는 요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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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은 요직 중의 요직이다. 인사와 예산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삼 정부 때의 김기섭(金己燮)기조실장은 1995년 지방선거와 총선 당시 안기부 예산 1천1백57억원을 신한국당에 지원한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과거 정권에선 예산의 경우 국정원장도 모르게 기조실장이 대통령에게 독대 보고를 해왔다. 정보 및 보안 업무의 기획조정에도 간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정권에선 기조실장이 국정원 개혁의 주역이다. 그래서 과거 정권의 기조실장보다 더 힘이 실릴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반면 1, 2, 3차장은 지역 안배와 국정원 내 분위기 등을 고려해 막판까지 고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담당인 2차장에 기용된 박정삼(朴丁三)씨는 2배수 압축 명단의 2순위였다고 한다.

전남 강진 출신인 朴신임차장의 기용엔 호남 배려의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정찬용 인사보좌관과 서울대 시절부터 친구로, 당초 유력 후보였던 최병권 문화일보 논설위원이 고사하면서 추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염돈재(廉燉載)1차장은 高원장과 같은 강원도 출신인 점이 걸림돌이었으나 독일 통일 과정에 대해 잘 알고, 국정원 직원들이 강력히 추천해 발탁됐다고 한다.

廉씨는 67년 중앙정보부 공채 때 수석을 했다. 김보현(金保鉉) 3차장 유임은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그는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 출국이 금지돼 있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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