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여성 먼저 이혼 제의 67%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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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이 먼저 이혼 또는 별거하자고 제의하는 비율이 남성보다 두 배나 높았다. 또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계속 늘어나면서 고위 공무원과 국회의원이 된 여성이 늘었다. 떨어지기만 하던 여성의 출산율은 조금 올랐지만 결혼한 여성의 평균 임신 횟수는 줄었다.

통계청이 30일 펴낸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인구는 계속 늘고 있지만 아직 남성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고, 직장에서 여전히 차별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여성의 출생과 교육=2003년 한국에서 태어난 여아는 23만6000명으로 남아보다 2만1000명 적다. 여아 100명당 남아는 108.7명 태어난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남자가 더 많은 세상이다.

여성의 상급학교 진학률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일반계 고교 졸업자 중 졸업한 해 4년제 대학에 진학한 비율은 2004년 57.5%로 2002년(50.1%), 2003년(56.1%)보다 높아졌다. 여성들은 대학 이상의 교육을 받는 이유로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서'(45.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소질 개발(28.4%)과 학력 차별하는 사회분위기 타파(19.3%) 순이었다.

◆ 여성의 결혼과 출산=지난해 여성의 초혼 연령은 27.5세로 2003년(27.3세)보다 높아졌다. 결혼연령이 늦춰지면서 여성의 임신과 출산도 줄어들고 있다.

여성이 평생 낳는 평균 자녀 수는 2003년 1.19명에 그쳤다. 이는 2002년(1.17명)에 비해 높아졌지만 1980년(2.83명), 2000년(1.47명), 2001년(1.3명)보다 낮은 수준이다. 남편이 있는 여성의 평균 임신횟수는 2.7회로 94년(3회) 이후 계속 줄고 있다.

이혼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혼(별거 포함)을 하자고 먼저 제의하는 비율은 여성 66.7%, 남성 30.6%로 나타났다.

◆ 여성의 경제활동과 가사활동=지난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9.8%로 2003년에 비해 0.9%포인트 높아졌다. 남성은 74.6%에서 74.8%로 0.2%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면서 4급 이상 공무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90년 1.5%에서 2003년 2.9%로 늘었다. 여성 국회의원 수도 92년 3명에서 2004년 39명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여성 임금은 남성 임금의 56.6%에 불과했다. 또 육아 등의 이유로 직장을 중도 포기하는 여성 취업자가 많았다. 10년 이상 장기 근무하는 여성 비율은 11%로 남성(24.5%)의 절반을 밑돌았다.

지난해 맞벌이 부부 중 여성이 가정관리에 쏟는 시간은 하루 평균 2시간47분인 반면 남성은 20분에 불과했다. 전업주부가 가정관리에 들이는 시간은 4시간19분이었고, 전업주부와 사는 남편이 가정관리를 위해 쓰는 시간은 15분에 그쳤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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