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박중훈 "시장원리에 따를 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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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높은 개런티와 매너지먼트의 공동제작 요구 등 문제점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영화배우 최민식.송강호 등의 실명을 거론했던 강우석 감독이 29일 이들에게 공식사과했지만, 강 감독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29일 오후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한 영화배우 안성기씨는 "강우석 감독이 신중치 못했다"고 우회적으로 강 감독의 발언을 비난했다.

안씨는 "강 감독의 발언은 나름대로 영화의 미래를 위해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경고로 한 것으로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배우들의)실명이 거론된 것은 아쉬운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A급 배우들의 개런티가 너무 많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시장원리에 결정된 것이니, 그런 것은 아닌 것같다"며 "그것(개런티) 말고, 지분 요구 등이 너무 무리하게 들어왔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배우들에게) '얼마라도 좋으니 참여하라'는 일부 제작사와 매니지먼트사, '스타급 배우가 아니면 기획이 곤란하다'는 투자사, 그리고 '배우 입장에서 이렇게 하는게 좋겠다'고 제시하지 못하는 배우 모두의 문제"라면서 "이 일이 불거져 나온 것이 오히려 우리 영화계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할 것"이라 말했다.

영화배우 박중훈씨도 스포츠한국과 인터뷰에서 "제작자나 배우나 모두 자본주의의 논리에 따를 뿐"이라며 "서로 필요에 의해 형성된 관계를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잘못"이라 말했다.

그는 그러나 "영화 제작에 있어서 정당한 대가를 받을만한 노력없이 '파워'만으로 지나친 개런티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덧붙였다.

박씨는 또 "출연 계약 당시 내 가치보다 10~20% 정도 적게 받는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영화를 개봉할 때마다 몸값은 해야되는 게 아닌가 하는 부담감이 힘들게 만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한편, '출연료는 시장원칙에 따라 결정된다'는 배우의 입장과 제작자의 입장 간 미묘한 차이가 드러나기도 했다.

29일 안성기씨와 함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김형준 영화제작가협회장(한맥영화사 대표)는 "시장 규모나 제작비 규모에 비해 배우 개런티가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한 영화가 흥행이 안되면 다음 영화에서 개런티가 깎이기도 하고, 3편 망하면 그 배우는 퇴출당하기도 한다"면서 "이상하게 우리나라는 영화가 흥행이 안 되더라도 다음 영화에서 돈을 더 받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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