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태풍' 몰고 온 미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 미셸 위가 3라운드 경기 전 보약을 먹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로이터=연합]

돌풍이 매머드급 태풍으로 변했다. 태풍 이름은 '미셸'.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늘씬한 체격과 시원스러운 장타 때문에 '골프 천재소녀'로 불리며 유망주 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어느덧 확실한 실력을 갖춘 강자로 자리매김해 버렸다. 아마추어 신분이지만 이제 언제라도 LPGA 우승권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무서운 존재다.

LPGA 투어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골프(콜로라도주 체리힐스골프장) 3라운드도 미셸 위(15.한국이름 위성미)의 판이었다. 1라운드 공동 선두→2라운드 공동 2위→3라운드 공동 선두. 사흘 내내 리더보드 맨 위를 줄곧 차지했고, 갤러리를 몰고 다녔다.

특히 선두에 2타 뒤진 채로 시작한 3라운드에서 미셸 위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1오버파(버디 3, 보기 4개)를 쳤다. 합계 1오버파. 카렌 스터플스(영국).모건 프리셀(미국)과 공동 선두다.

27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최종 4라운드에 들어가기 전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승한다면 매우 행복할 겁니다. 그렇지만 (우승을) 너무 의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내 목표는 언더파를 치는 겁니다." 4라운드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경우 27일 오전 8시쯤 끝난다. 만약 챔피언 자리에 오른다면 LPGA 투어 역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제까지 최연소 기록은 1952년 사라소타 오픈 우승자인 말린 해기(미국)의 18년14일. 89년 10월 11일생인 미셸 위가 우승하면 2년 이상 기록을 단축하게 된다. 동시에 98년 이 대회 챔피언 박세리(CJ)가 갖고 있는 대회 최연소 챔피언(20년9개월7일) 기록도 깨게 된다. 또 67년 캐서린 라코스테 이후 아마추어 선수로는 두 번째로 US오픈 정상에 오르게 된다.


▶ 미셸 위가 3라운드 3번 홀에서 아이언샷으로 그린을 공략하고 있다. 최고 스타로 떠오른 미셸 위를 줄줄 따라다니는 갤러리의 눈이 일제히 공을 쫓고 있다. [체리힐스 AP=연합]

미셸 위는 올 시즌 개막전인 SBS 오픈(2월)에서 공동 2위,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2주 전의 맥도널드 챔피언십에서 단독 2위를 하며 급상승하는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선수로는 김주연(KTF)과 조령아가 공동 4위(2오버파), 김영(신세계)이 공동 7위(3오버파)로 4라운드를 시작했다. 그랜드슬램에 도전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3라운드까지 공동 16위(6오버파)였다.

정제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