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전범은 죄인 아니다" 야스쿠니 신사, 도쿄재판 정당성에 이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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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전쟁 A급 전범의 전쟁 책임을 인정한 극동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의 정당성에 대해 일본 일각에서 본격적인 이의를 제기했다.

야스쿠니(靖國) 신사는 25일 "A급 전범은 국내법으로는 범죄자가 아니다"며 "도쿄재판도 절대적으로 옳았다고는 단언할 수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야스쿠니 신사는 이날 도쿄신문의 서면질의에 대해 이같이 답하고 "설사 유족 전원이 A급 전범의 분사(分祀)에 찬성하더라도 신사 측이 분사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신사 측은 또 25일 인도인 펄 판사의 업적을 기리는 비석을 경내에 세우고 제막식을 했다. 펄 판사는 도쿄재판에 참여했던 11명의 판사 중 한 명으로, 모든 피고인의 무죄를 주장했었다.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도 26일 TV에 출연해 "난 (도쿄재판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A급 전범이 범죄인이라는 생각은 조금도 없다"고 말했다.

28일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지지하는 자민당 국회의원 모임'이 발족한다. 모임은 A급 전범에 대한 '유죄 판결의 문제점'을 향후 주요 논의 과제로 삼을 계획이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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