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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시대의 톰슨 로이터, 정보 제공을 주력 사업으로 미디어 제국, 4년 새 매출 2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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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로 인해 미디어 산업은 대변혁기다. 업계 종사자든 아니든, 미디어 시장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더구나 이런 급속한 변화는 10년 이상 쉼없이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많은 미디어 기업이 달라진 시장에 어떻게 대응할지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한다. 몸집이 클수록 더 그렇다. 일부는 늦은 대응으로 인해 회사 문을 닫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변화에 선도적으로 맞선, 흔치 않은 기업이 있다. 북미 지역의 미디어 그룹인 톰슨 로이터다.

 톰슨 로이터는 1980년대 전세계에 신문사 148개, 잡지사 138개를 운영해 ‘신문왕’으로 불렸던 로이 톰슨이 설립한 회사다. 종이 매체와 TV채널을 인수해 사업을 확장했다. 그러나 93년 당시 톰슨(로이터 합병 전)의 경영진은 그룹 내 최대 사업부였던 신문의 각종 지표가 나빠지고 있음을 감지했다. 이익은 59억 달러 수준에서 몇 년째 정체됐고, 영업이익률은 31%에서 16%로 반토막났다. 인터넷이 부상하면서 아날로그 매체의 입지가 좁아졌고, 기존 미디어 산업 전체가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톰슨은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냉정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미성숙 부문인 정보제공 사업부는 지금 당장은 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성장세나 시장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됐다. 결국 톰슨은 그룹의 핵심 사업 일부를 매각한다. 그리고 그룹의 중심을 고부가가치 정보제공 사업으로 옮기기로 한다. 한 때 북미 미디어 시장을 제패했던 입장에서는, 팔·다리를 다 잘라는 것 같은 과감하고도 아픈 결단이었다.

 이 같은 변신의 연장선에서 2008년에는 금융 정보제공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로이터를 인수·합병(M&A)해 톰슨 로이터로 사명을 바꾼다. 이후 톰슨 로이터는 법률정보 분석 서비스인 ‘웨스트넥스트로’, 헬스케어 관련 정보 및 분석서비스 HIE 등도 잇따라 시작하며 정보제공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넓혀가고 있다.

 2006년 66억 달러였던 톰슨로이터의 매출은 2010년 131억 달러로 늘었다. 뉴욕타임스 등 동종업계 경쟁사에 비해 월등한 실적을 내고 있다. 무엇보다 구성원이 성장하는 기업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게 돼 조직의 활기도 넘친다. 과감한 상황 판단과 결단, 그리고 결정한 사항을 즉시 실행에 옮긴 변화에 대한 강한 의지 덕분이었다.

최인혁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서울사무소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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