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래 허식 많은 혼례 간소하게 치렀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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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덕부<77세·진주시 망경북동 24의 3>
인류가 번성해 큰 사회·국가를 이루게됨은 남녀가 상합 하는 결혼에서부터 비롯된다. 따라서 결혼은 개인에 있어서나 국가사회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런데 요즘의 결혼을 보면 고쳐야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낭비에 가까운 의식이다. 선진제국에서는 결혼식이라 하면 교회 아니면 집안에서 친지들이 모여 검소하게 거행되고, 식이 끝나면 형편에 맞게 마련한 음식을 나눠먹으며 그 결혼을 축복하는 것으로 알고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형편에 닿건 그렇지 못하건 모두가 값비싼 고급예식장에서 식을 올려야하며 예물이라는 명목에 보석·고급옷감 등을 장만하느라 허리가 휜다. 또 일가친척·사돈의 팔촌까지 초대해 음식을 접대하고, 그들로부터 부조금 명목으로 상당한 돈을 거둔다.
특히 농촌에서는 예부터 집안에서 식을 올리는 것이 관례였는데 요즘와서는 반드시 신식예식장에서 하는 것으로 인식, 먼 읍내까지 나가서 식을 올리는 일이 허다하다. 마을에 있는 새마을회관이나 기타공회당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굳이 비싼 돈 들이며 읍내까지 나갈 것이 무엇인지 안타까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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