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닥, 흑백 인화지 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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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카메라의 급속한 보급으로 고전해온 이스트먼 코닥사가 100년 전통을 가진 흑백 인화지를 더 이상 만들어내지 않기로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코닥은 15일(현지시간) 올 연말을 끝으로 흑백필름 인화용지를 더 이상 생산하지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흑백 인화지는 그동안 브라질 공장에서 생산해왔는데 이 공장은 오는 2007년까지 1만2000~1만5000명을 감원하는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돼 있다. 그러나 당분간 흑백필름과 현상용 화학약품 생산은 계속한다.

코닥이 흑백인화지 생산중단을 결정한 것은 예술.전문사진 부문을 포함한 대부분의 사진들이 디지털 처리시스템으로 전환됨으로써 흑백필름용 인화지 수요가 매년 25%씩 격감해왔기 때문이다.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 컴퓨터를 통해 잉크젯 프린터로 인쇄해도 만족할만한 화질을 얻을 수 있는 간편한 방식이 보편화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통적인 흑백 현상.인화방식이 앞으로는 상품의 영역이 아닌 예술의 영역으로만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닥은 이에 앞서 지난 1분기 중 필름 등 매출부진으로 1억4200만 달러의 결손을 내며 회사채 신용등급이 정크본드 수준으로 추락한 바 있다. 독일의 세계적인 필름업체인 아그파포토도 지난달 경영부진으로 파산을 신청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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