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6개월 만에 또 “박 대통령 독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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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독재”란 표현을 썼다.

 문 의원은 20일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개헌 관련 발언을 하루 만에 번복한 사실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가 사과한) 배경에는 대통령의 개헌 논의 금지 발언이 있었던 게 문제”라며 “대통령이 국회 차원의 논의를 막는 건 월권이고 삼권 분립을 무시하는 독재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문 의원은 “이런 모습은 (박정희 정권 때인) 1970년대 긴급조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고도 했다.

 문 의원이 박 대통령을 향해 “독재”라는 표현을 쓴 건 2012년 대선 당시의 “(박 후보는) 5·16 군사 쿠데타와 유신독재 세력의 잔재를 대표한다”는 언급, 올해 4월 기초공천제 폐지와 관련한 “야당을 독재 때보다 더 무시한다. 정상이 아니다”라는 발언에 이어 세 번째다. 이에 대해 문 의원의 핵심 참모는 “대통령이 일반 의원도 아닌 여당 대표의 입까지 틀어막는 상황에 대해 문 의원이 실제로도 화를 냈다”며 “그동안 박 대통령에게 ‘독재’라고 말했던 것의 연장선상에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참모들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궁금증이 남는다. 벌어진 상황이나 시점에 비해 발언 강도가 세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내에는 문 의원의 발언을 내년 초로 예정된 새정치연합 당 대표 선거와 관련해 해석하는 사람들이 많다. 야당의 대표성을 의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문 의원 주변에선 “문 의원이 조만간 당의 전면 쇄신과 2014년 총선 승리를 명분으로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는다.

강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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