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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창 전 지검장 심각한 우울증 호소…성선호성 장애 진단

중앙일보

입력

 
대로변에서 음란행위를 하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김수창(52) 전 제주지검장이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정식(53) 제주지검장 직무대리는 20일 광주고검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건 발생 후 김 전 지검장이 심각한 우울증과 함께 성선호성 장애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 조사가 늦어진 이유를 묻는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질문에 "사건 이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등 정신적 상태를 감안해 조사 시점을 조정했다"고 답했다. '김 전 지검장이 혐의를 인정했느냐'는 물음에는 "본인이 상당 부분 혐의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혐의를 인정했는데 왜 사건 처리를 안하느냐'는 질문에는 "일부 쟁점 중 확인이 안 된 부분이 조금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의원은 "사건 한 달 만에야 방문 조사를 하고 또 한 달이 지나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8월 13일 사건 발생 후 두 달이 넘도록 김 전 검사장에 대해 사법처리를 하지 않는 걸 따지고 나선 것이다.

김 의원은 "혐의 내용을 조금 더 확인하고 있다"는 검찰 측 답변에 "자꾸 그렇게 하니까 제 식구 감싸기라는 시선을 받는다"고 꼬집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도 "성추행을 한 육군 소장은 곧바로 구속됐는데 김 전 지검장이 검찰 출신이 아니라면 그렇게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정의당 서기호 의원은 해당 사건을 단순한 경범죄로 다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그 상황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았을 여고생의 피해를 고려하면 낯 뜨거운 범죄 정도로 간단히 처리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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