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논술방 우리들의 수다] 겉과 속 아름다움 함께 갖춰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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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의 입에선 얼짱.몸짱 등 사람의 겉모습을 따지는 말이 흘러나온다. 또한 이런 모습들을 보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무조건 사람의 마음만 중요하고 겉모습을 따지는 것을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음식을 예로 들어보면, 겉모양이 맛있어 보이는 음식은 먹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모양이 지저분하고 맛없어 보이는 음식은 진짜 맛과는 상관없이 손도 안 댄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겉모습이 단정하고 멋있으면 한번 말이라도 걸어보고 싶지만, 반대로 지저분하고 깔끔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호감이 가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줄 기회조차 갖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자기의 마음은 가꾸지 않으면서 겉모습만 꾸미려고 해서도 안 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눈(시각)을 통해 상대를 판단하지만, 나중에는 마음의 눈으로 바라본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사람은 내면의 아름다움과 외면의 외름다움이 함께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얼짱이나 몸짱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얼짱과 몸짱을 보면서 자신도 아름답게 꾸며야 한다고 생각하면 좋을 일이 아닐까.

[총평] 적절한 예 들고 문장력 뛰어나

초등학생이 쓴 글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문장이 깔끔하고 힘차다. 논술의 기본기인 국어실력이 녹록지 않다는 증거다. 하지만 글을 세 문단으로만 나눈 점이 아쉽다. 도입부와 결말부를 짧게 하고 논리전개부를 세 문단 정도로 나누었다면 글의 얼개가 잘 짜인, 즉 구성력을 갖춘 글이 되었을 것이다. 주장의 핵심은 겉모양을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잘 꾸밀 줄 아는 것도 삶의 지혜이자 개인의 매력이라는 것이다. 이미지와 기호를 소비하는 시대인 만큼 일리 있는 말이다.

그런데 논제가 무엇인가. 몸짱.얼짱 신드롬, 성형수술 유행 등 '겉모양을 중시하는 풍토'에 대한 생각을 묻고 있지 않은가. 만약 논제가 '겉모양과 내면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였다면 이 글은 아주 좋은 논술문이었을 것이다.

문장력, 글의 전개능력, 예증(음식과 겉모양의 비교)이 아주 좋음에도 불구하고 논제의 범위를 조금 벗어난 게 단점이다.

이경숙 학림논술아카데미 연구원

논술방 다음 주제는 초등학생 휴대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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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논술=휴대전화를 이용하는 초등학생들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등학생이 휴대전화를 갖는 것은 과소비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초등학생도 휴대전화가 필요한 지, 필요 없는 지에 대해 자기 생각을 논술하세요. (600±10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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