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규에 판정승 거둔 이승현 "자신감 붙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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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1순위 맞대결에서 동생 이승현(22·오리온스)이 형 김종규(23·LG)에 판정승을 거뒀다.

오리온스는 17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LG를 93-73으로 대파했다. 개막 4연승을 거둔 오리온스는 단독 선두를 지켰다. 반면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LG는 1승3패에 그쳤다.

이날 가장 큰 관심사는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출신 선수들 간 맞대결이었다. 경희대 출신 김종규는 지난 시즌 신인 드래프트 1순위였고, 고려대 출신 이승현은 올 시즌 신인 드래프트 1순위였다. 나이는 김종규(1991년생)가 이승현(1992년생)보다 한 살 많지만 대학 시절부터 이들은 비슷한 포지션에서 자주 매치업을 펼쳐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왔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도 이들은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이승현이 김종규를 향해 "대학 때부터 신체 조건이 월등했고 잘했던 형"이라며 "제가 모자란 부분이 많지만 악바리 근성은 제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하자 김종규는 "(이)승현이가 후배지만 저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올해 악바리 근성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겠다"고 맞받았다.

경기 초반에는 김종규가 중장거리슛을 앞세워 앞서는 플레이를 보였다. 김종규는 2쿼터까지 야투율 83%를 기록하며 13점을 올렸다. 그러나 이승현도 만만치 않았다. 2쿼터 들어 3점슛, 골밑슛으로 슛 감각을 끌어올린 이승현은 3쿼터 들어 고비 때 3점슛 2개를 모두 꽂아넣으며 LG와 점수 차를 벌리는데 기여했다. 이승현은 3점슛을 성공시킨 뒤 팔을 쭉 뻗는 화끈한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이승현은 4쿼터에도 미들슛과 3점슛으로 꾸준하게 득점포를 가동하며 이날 시즌 개인 최다인 18점을 넣고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반면 김종규는 3쿼터 이후 잠잠했다. 5개의 슛을 던졌지만 한 개도 넣지 못했다. 자유투 1개만 성공하는데 그친 김종규는 승부처에서 다소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결국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선 이승현이 앞섰다.

경기 후 이승현은 "소속팀에 있는 형들이 나한테 '할 수 있는 플레이 마음껏 하라'고 힘을 불어넣어줬다. 과감하게 경기하려고 하다보니 좋은 플레이가 나온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승현은 "경기를 계속 하다보니까 긴장도 줄면서 자신감도 붙었다"면서 "19일 열릴 모비스전에서도 늘 해오던대로 할 수 있는 거 다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고양=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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