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약품 안전관리 부실…내부적으로만 활용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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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약품 안전관리가 부실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해외에서 부작용 위험으로 사용이 중단된 의약품이 국내에서는 여전히 처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보건당국에서 관련 안전성 서한 배포, 허가사항 변경 등 관련 조치도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은 "의약품 안전성 정보를 식약처가 내부업무에 주로 사용하면서 적극적인 처방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2013년 이후 위험정보가 수집된 의약품의 처방실적을 조사·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82개 위험성분 중 54.4%가 넘는 99개 성분에 대한 처방이 계속 이뤄졌다. 이에 따른 처방금액은 2조 2327억원이다.

자체적인 의약품 안전성 정보 활용도 부실했다. 김 의원실에서 지난해 식약처에서 의약품 안전성 정보 활용실적을 살펴보면 수집된 정보 182개 위험성분 중 23개 성분(12.6%)만 활용했다. 대부분 허가사항 변경지시 17건, 안전성 서한 배포 9건에 불과하다.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의약품 안전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셈이다. 덩달아 위험한 의약품을 의료기관에서 처방하고 이를 환자가 복용하게 된다.

실제 식약처에서 수집한 '해외 사용중단 및 위험의약품 정보'를 활용해 안전성 논란이 제기된 두 성분(톨밥탄·시나칼세트)의 국내 처방 유무를 추적분석했다.

톨밥탄 성분은 지난해 미국·캐나다·독일 의약품 관련 기관에서 잠재적으로 간을 손상시킬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또 시나칼세트는 독일·캐나다 의약품 관련 기관에서 저칼슘증 등 위험을 알리면서 소아 및 청소년 처방 위험성을 알렸다.

그 결과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간 질환 환자에게 처방해서는 안되는 톨밥탄은 86건(1424만원)이 처방됐다. 소아 및 청소년에게 사용해서는 안되는 시나칼스트는 95건(2000만원)이 처방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동안 이들 의약품 처방으로 발생한 부작용 건수는 털밥탄 130건, 시나칼세트 31건이다.

구체적으로 톨밥탄은 사망 3건, 식욕부진 4건, 간세포 손상 2건 등이 보고됐다. 시나칼세트는 심장관련 이상보고 4건, 근육통증 8건, 저칼슘증 1건, 감각이상 1건 등이 보고됐다.

김현숙 의원은 "위험 성분 182개 중 2개만 조사했는데도 상황이 매우 심각했다"며 "식약처는 심평원과 업무협조 등을 통해 의약품 안전정보를 병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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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미 기자 byjun3005@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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