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 아버지 + 레이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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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미국의 정치학자들은 조지 W 부시(사진) 대통령이 과단성 있는 원칙주의자이지만 단기 성과에 집착한 채 뒷수습을 방치하는 유형으로 평가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7일 보도했다.

신문은 저명한 대통령학 전공 학자 15명이 지난 25~26일 프린스턴대에서 열린 '부시 대통령 초기 평가'세미나에서 "부시 대통령은 일부 핵심 과제에 집중해 분명한 성과를 이뤘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세미나를 주관한 프레드 그린스타인 프린스턴대 교수는 "부시 대통령은 아버지 부시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스타일을 종합한 것과 유사하다"며 "부시는 스스로 깊이 생각하기보다는 참모들에게 핵심 사항만 전달받아 판단하는 스타일"이라고 지적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에서 빌 클린턴까지'라는 대통령 비교연구서로 유명한 그린스타인 교수는 "▶지적능력▶인지력▶정치력▶정치비전▶조직력▶대중성이 대통령의 6개 덕목인데 부시는 조직력에서만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일부 학자는 부시 대통령의 단기 업적주의 성향을 비판했다. 앨런 식 메릴랜드대 교수는 "부시 대통령이 부풀려 놓은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그의 후임 대통령은 출신 당에 관계없이 세금을 더 거둬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국가안보회의(NSC) 멤버로 브루킹스연구소 수석 연구원인 이보 다들러와 제임스 린지는 "부시 정권의 오만한 태도로 인해 해외에서 미국을 '힘있는 천민국가'로 본다"고 평가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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