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 도널드슨 위원장 물러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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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윌리엄 도널드슨(74.사진) 위원장이 오는 30일 물러날 것이라고 1일 밝혔다. 사임 발표가 나온 뒤 미 언론들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후임으로 크리스토퍼 콕스(52) 하원의원(공화.캘리포니아주)을 지명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슨 위원장은 엔론의 회계부정 사태에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는 비난 속에 사임한 하비 피트의 후임으로 2003년 2월 취임했다. 2년반 동안 그는 기업과 금융계로부터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시장에 대한 감시.감독 체제를 강화해 왔다. 특히 뮤추얼펀드와 헤지펀드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를 많이 마련했다. 그는 이날 퇴임 계획을 밝히면서 "지난 2년 반은 SEC 역사에서 가장 중요하고 생산적인 시기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그의 사임이 공화당 내 친기업 의원 및 재계의 압력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그는 "정책문제에 대한 SEC 안팎의 이견은 이번 결정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 가문과 오랫동안 친분 관계를 맺어온 그는 대형 보험회사인 애트나와 뉴욕증권거래소(NYSE) 최고경영자를 역임하기도 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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