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용씨가 주재한 행담도 분쟁 조정 자리 현직 검사가 함께 참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이 행담도 개발을 둘러싼 도로공사와 행담도개발㈜ 간의 분쟁을 조정하기 위해 지난달 3일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 현직 검사가 동석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자리에는 손학래 도공 사장과 김재복 행담도개발㈜ 사장 등이 참석했다.

감사원은 2일 "정 전 수석이 분쟁을 중재한 자리에 현직 검사인 김 모씨가 참석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왜 그 자리에 현직 검사가 참석하게 됐는지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감사원 관계자는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마찰을 조정하는 자리에 검사가 참석한 것은 이해가 안 된다"며 "당시 자리를 누가 만들었는지, 그 성격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또 도공과 행담도개발㈜ 간의 분쟁 내용을 김 검사가 정 전 수석에게 알려준 사실도 확인했다.

정 전 수석은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에서 "'분쟁 내용을 감사원에 질의해 누가 옳은지 묻는 것이 좋겠다'고 양측에 말했다"고 밝혔다. 정 전 수석은 또 "그 자리에 도공 사장과 직원 2명, 김재복씨와 (행담도개발㈜) 직원 1명이 왔다"고 밝힌 바 있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정 전 수석이 현직 검사의 참석 사실을 숨긴 이유에 대해서도 캐고 있다. 한편 김 검사는 서남해안 개발사업에 대한 법률 자문을 하는 등 S프로젝트를 추진하던 초기부터 법률자문가로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3월 10일 싱가포르 현지에서 CPG와 싱가포르 정부 주관으로 열린 S프로젝트 1차 보고회에도 김 검사가 한국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검사는 최근 법무부에 행담도개발 및 S프로젝트와 관련된 자신의 역할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찬.강갑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