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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보급 바둑판·알 백제 의자왕이 보내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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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봉수(61·사진) 9단이 지난 3~5일 일본에 다녀왔다. 히로시마(廣島)현 후쿠야마(福山)시 도모노우라에서 열린 ‘21세기 조선통신사’ 행사에서 기념대국을 했다. 조선통신사는 조선이 15~19세기 일본에 파견한 외교사절단이다.

  바둑은 한·일 문화교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 시작은 삼국시대로 올라간다. 일본 나라(奈良)시 도다이지(東大寺) 쇼소인(正倉院·일본 왕실의 보물 보관소)에 있는 ‘목화자단기국(木畵紫檀碁局)’과 바둑알, 통이 대표적이다. 백제 의자왕(641~662)이 일본 내대신(內大臣) 후지와라 가마타리(藤原鎌足)에게 보낸 국보급 보물이다.

백제가 일본에 건네준 목화자단기국.

 최초의 한·일 대국은 1615년에 있었다. 조선통신사의 일원인 이약사가 일본 초대 본인방 산샤(算砂)와 석 점 놓고 두었다. 조선에 돌아온 이약사는 ‘건곤굴(乾坤窟)’ 글씨와 함께 바둑알과 통을 보냈다. 유물은 교토(京都) 자코지(寂光寺)에 지금도 남아 있다. 20세기 초엔 일본 기사들이 중국을 오가면서 한국에 들렀다. 우칭위안(吳淸源·100) 등 많은 기사가 한국의 국수(國手·국가의 최고수)들과 대국했다.

 한·일 프로기사 교류전은 1969~71년에 처음 있었다. 한국이 거의 전패했다. 하지만 84년 교류전을 재개했을 때 조훈현(61) 9단이 린하이펑(林海峰·72) 9단을 이겨 한국의 성장을 과시했다.

 국회 차원에서는 1999~2004년 한일의원연맹 교류전이 있었다. 이후 중단됐지만 2015년부터 바둑교류를 다시 시작하기로 최근 합의했다.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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