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고추장 맵더라 미국서 이름 지켜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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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 미국 R사가 판매한 순창 고추장. 뒷면에 중국산이 라고 명시돼있다.

대상이 미국에서 법정투쟁을 벌여 '순창고추장'이란 상표를 지켜냈다. 대상은 미국 특허청에 '순창고추장'을 상표등록한 R사를 상대로 미국 매릴랜드주 연방법원에서 벌인 소송에서 승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아시아 식품 유통업체인 R사는 1987년 미국 특허청에 순창을 상표등록했다. 원래 지명은 독점적 사용권이 인정되지 않는데도 R사는 이 단어가 한국의 지명이 아닌 '순수한 창'(pure spear)이라는 단어라고 주장하며, 이 이름으로 중국산 고추장을 팔았다. 그러다 대상이 미국시장에 '순창고추장'을 수출하자 자신들의 상표권이 침해됐다며 2001년 소송을 냈다. 이에 대상은 2003년 R사를 상대로 상표 무효화 및 업무방해 금지 소송을 냈다.

대상은 조지워싱턴대의 커크 라센 교수 등 미국의 동아시아학 학자들을 증인으로 내세워 순창고추장의 역사를 설명하는 등의 노력 끝에 법원으로부터 'R사의 상표등록이 무효'라는 판결을 끌어냈다.

대상 관계자는 "미국에서 한국의 지역 특산품을 멋대로 상표등록하는 경우가 많아 지역 특산물 브랜드를 지키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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