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심부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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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안창희 교사(강원도 고성군 동광국교)는 『담임교사의 심부름은 어린이들의 성격 및 생활태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교사의 발표주제는 『농어촌 국민학교 교사의 심부름이 학급어린이의 생활태도에 미치는 영향』. 강원도 고성군 동광국교 4∼6학년 1백5멱의 아동과 군내 22개교 남녀교사 1백67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아동들의 심부름 경험횟수를 보면 ▲「한번도 없다」가 특정어린이 4.76%, 비특정어린이 59.65%인데 비해 ▲「아주 여러 번 있다」는 「특정」이 52.38%, 「비특정」이 12.28%.
담임교사의 하루 심부름 횟수는 ▲하루 1∼2회 정도가 남교사 47.67%, 여교사 22.22% ▲하루 3∼4회는 남 44.19%, 여 54.32% ▲5∼6회는 남 8.14%, 여 19.75% ▲7회 이상은 남교사가 없는 반면 여교사가 3.7%를 보여 여교사들이 남교사 보다 평균 2∼3회씩 더 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동들의 생활태도 형성과정에서 남자아동에게는 지나친 여성화가 우려된다고 안교사는 주장했다.
비특정 어린이 중 심부름 무경험자의 욕구 정도를 조사해보면 ▲「무척 해보고싶다」가 7.4%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가 25.0%인데 비해 ▲「해보고싶은 생각이 없다」가 4.4%로서 아동들이 얼마나 담임교사의 심부름을 하고 싶어하는지 알 수 있다.
심부름은 왜 하고 싶은가. ▲「선생님의 귀여움을 받고 싶어서」가 35.6% ▲「칭찬을 듣고싶어서」가 54.2%로 대부분을 차지.
심부름을 한번도 못한 원인을 아동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선생님이 나를 좋아하지 않아서」가 54.4%로 제일 많고 ▲「늘 시키는 아이가 있으니까」라는 상대적 비교가 26.5%로 다음을 차지한다.
심부름을 한 아동에 대한 다른 아동의 생각은 어떤가. ▲「잘못이 있어도 눈감아 주실 것이다」가 44.1% ▲「칭찬하고 귀여워하며 잘 보살펴주실 것이다」가 36.8%인 반면 ▲「심부름을 자주 해도 우리와 같이 대할 것이다」는 고작 8.8%다.
심부름에 대한 호의 정도를 보면 ▲「나를 계속 시켜주셨으면 좋겠다」가 71.4%로 압도적인 반면 ▲「이제는 귀찮아서 하기 싫어졌다」는 겨우 4.8%뿐.
한편 담임교사의 심부름시키는 대상선정 순위는 ▲특정아동들을 주로 시키고 있었고 ▲문제아동이나 소외된 아동은 아예 대상에서 제외되었으며 ▲교사의 주위에서 항상 인접해 있는 아동이 기회가 많았다.
안교사는 『현재 학급현장에서 대부분이 교사들이 아동의 인성과 생활태도의 변화를 도외시한 채 무의도적·비교육적으로 심부름을 시키는 것은 아동들의 생활태도에 적지 않게 나쁜 영향을 주고있음』을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특정어린이에게만 애정이 편중되어 소외와 그늘 속에서의 비뚤어진 생활태도의 누적화현상이 재삼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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