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끈으로 디지털 도어록 연 일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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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급 아파트 출입문에 달린 디지털 도어록도 노끈(사진)에 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사하경찰서는 아파트 출입문 틈새로 노끈으로 만든 장비를 넣어 디지털 도어록을 해제한 뒤 47회 걸쳐 5억3000만 원어치를 훔친 혐의(절도)박모(37)씨 등 2명을 구속했다. 박씨로부터 장물을 사들인 이모(37)씨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아파트 출입문 안쪽 잠금장치를 움직일 수 있는 쇠고리를 단 노끈을 출입문 위에서 아래쪽으로 밀어넣어 출입문을 열고 물품을 훔쳤다. 박씨는 출입문 밖에서 노끈을 아래 위로 움직여 노끈 가운데 달린 쇠고리가 잠금잠치를 풀도록 했다.

아파트 현관 출입문은 주민이 출입할 때 비밀번호 누르는 장면을 멀리서 캠코더로 촬영한 뒤 비밀번호 파악했다. 현관으로 들어온 뒤 복도에 있는 단자함에 전화국 직원이 사용하는 단자연결전화기를 꽂아 자신들의 대포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이렇게 하면 범행대상 아파트 전화번호가 대포폰에 나타난다. 범행대상 아파트로 전화를 걸어 내부에 사람이 없는 것이 확인되면 범행을 했다. 이들의 범행은 출입문을 연 흔적이 남지 않아 피해자들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경찰은 디지털 도어록 제조회사에 범행수법을 통보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도록 요청했다.

김상진 기자 daed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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