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KT 탄탄해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1면

국내 최대 통신업체인 KT가 25일로 민영화 3주년을 맞는다. KT는 2002년 5월 25일 정부의 지분(전체의 28%)이 모두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팔려 공기업에서 민간기업으로 탈바꿈했다. KT는 이후 5500여 명을 줄이고, 휴대인터넷 사업에 진출하는 등 대대적으로 사업을 구조조정했다. 그 결과 지난해 11조원대 매출에 1조원의 이익을 냈다.

◆ 민영화의 명암=1987년 미국이 한국의 통신시장을 개방할 것을 요구하면서 정부는 KT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민영화를 추진했다. 98년 김대중 정부는 KT 민영화를 확정했다. 다만 국가 신경망인 통신을 외국인에게 완전히 내줄 수 없어 외국인 지분한도를 49%로 묶었다.

KT는 민영화 3년간 유선 음성전화 위주의 사업영역은 초고속인터넷 등 정보기술(IT)부문으로 다변화했다. 또 주주 중시 경영에 나서 경영 투명성을 높였다. 또 KT는 2001년 이후 무분규 사업장으로 변모했다. 그러나 도서벽지 통신망 구축 등 공공 통신설비 투자가 줄어들고 새로운 수종사업을 찾지 못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 휴대인터넷에 역량 집중=유선통신시장이 침체된 환경에서도 KT는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2003년보다 2.4% 늘었다.KT 박헌용 전략기획팀장(상무)은 이에 대해 "사업구조를 음성전화에서 초고속인터넷, 소프트웨어 임대업 등으로 다각화한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로 음성전화의 매출 비중은 2002년 60%에서 지난해 53%로 줄었다. 초고속인터넷 비중은 같은 기간 16%에서 21%로, KT-PCS 재판매도 5.4%에서 9.5%로 각각 높아졌다. KT는 또 ▶휴대인터넷(와이브로) ▶홈네트워킹 ▶통신방송 융합 서비스 등 차세대사업으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특히 내년 상반기 상용화되는 휴대인터넷 사업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 KT의 과제=KT의 민영화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통신시장을 분석하고 있는 우리투자증권의 정승교 애널리스트는 "경영권을 행사할 만한 뚜렷한 대주주가 없는 만큼 KT가 완전히 민영화됐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미래 성장 사업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것도 KT의 과제다. 주요 사업영역에서 경쟁이 가열되면서 수익성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하반기부터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시작할 파워콤 등은 KT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이원호.이희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