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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지구를 구하자” 한국 어린이 대표로 발표합니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여러분은 ‘평창’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 장소요? 맞습니다. 그런데 지금 평창에선 동계올림픽에 버금가는 대규모 국제회의인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BD COP12, Conference Of the Parties to the 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가 열리고 있어요. UN총회 중 하나로 2년에 한번씩 열리는데, 올해는 9월 29일 개막해 10월 17일까지 진행되고 194개국에서 2만여 명이 참가한답니다.

생물다양성협약은 기후변화협약·사막화방지협약과 더불어 리우 3대 환경협약 중 하나인데요, 간단하게 말하자면 멸종위기에 놓인 모든 생명체를 보존하자는 활동이죠. 산업혁명 이후 막대하게 생산하고 소비하며 환경을 파괴해 온 인간 때문에 수많은 종의 생물이 지구상에서 사라졌어요. 생물의 다양성을 지키고 지속 가능하도록 이용하며, 생물 자원을 이용해 생긴 이익을 공평하게 공유하자는데 전 세계가 의견을 같이 해 1992년 채택된 협약입니다.

이번 회의에서 저는 부대행사의 하나인 CEPA (Communication Education Public Awareness) 페어에서 발표를 하게 됐어요. CEPA는 생물다양성에 관련된 기관·단체가 모여 그동안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펼친 활동을 소개하는 자리예요. 올해 CEPA에는 전 세계에서 온 20여 팀이 참가하는데요, 한국에선 두 팀이 선정됐어요. 서울시·국립생물자원관 등 4개 기관 연합팀, 그리고 저의 ‘지구꼬마(Earth Kids Foundation)’ 단체랍니다.

1 강릉 가시연 습지에서 생물을 관찰하는 모습. 2 기후변화탐사대에 참여해 청태산의 생태를 살피고 있다.

여기엔 어떻게 참여하게 됐냐고요? 저는 생물다양성협약 총회가 한국에서 열린다는 걸 알고 부모님과 함께 참여할 방법을 고민했어요. 생물다양성협약 한국사무소로 연락을 해봤지만 기관이나 대학이 공모를 통해 참가할 수 있을 뿐, 저 같은 학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답이 돌아왔지요. 무척 실망한 제게 부모님께선 캐나다에 있는 사무국에 직접 연락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하셨어요. 사무국 홈페이지를 뒤지다 보니 CEPA 페어 프로그램의 참가 신청 양식이 있더라고요.

하지만 개인 자격으로는 지원할 수 없어서 제가 만든 청소년 환경 단체 ‘지구꼬마’ 이름으로 신청서를 작성했어요. 제목은 “Please listen to the voice of 11-year-old environmentalist and artist boy, Rock Lee(11살 환경미술가 이록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였지요. 7월 말 참가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저는 그동안 해왔던 환경운동 내용과 지구꼬마 단체의 봉사활동 등을 함께 정리해 보냈어요. 놀랍게도 며칠 후 행사에 참가할 수 있다는 연락이 왔어요! 9일 오후 3시부터 두 시간 동안 발표 기회를 얻었답니다.

저는 현재 유넵(유엔환경계획) 툰자 ICC와 숲사랑 소년단 등 여러 가지 환경운동을 하고 있어요. 지구를 지키는 학생들의 모임인 ‘지구꼬마’ 단체를 결성해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매주 일요일 한강공원에 나가 쓰레기를 줍고 분리배출을 하는 활동도 하고 있죠. 그리고 환경 웹툰 ‘지구꼬마’를 만들어 제 블로그에 연재하고 있어요. 또 다른 환경만화인 ‘부부와 빠요’도 소년중앙 지면을 통해 소개하려고 준비하고 있지요.

이록이 만든 환경 웹툰 ‘지구꼬마’ 캐릭터.

저는 CEPA 페어에서 지난 일 년 동안 진행했던 다양한 환경 관련 활동에 대해 발표할 거예요. 또 우리나라의 습지에 대해서도 소개할 거고요. 지난 여름방학 때 환경재단에서 주최한 어린이그린리더십에 참가해 람사르협약(국제습지보호협약)에 따른 우리나라 습지 18곳 중 3곳을 탐사했어요. 그때 습지의 중요성, 습지의 역할, 습지에 사는 다양한 생물종에 대해 알게 됐지요. 이렇게 습지를 탐사하며 보고 배우게 된 내용도 평창에서 발표할 거예요. 환경재단과 유넵 툰자의 도움을 받아 발표할 내용과 자료·사진 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을 다듬고, 확실하고 알기 쉽게 잘 전달하기 위해 글을 써보고 읽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2012년 인도에서 열렸던 제11차 총회의 웹캐스트에서 다른 발표자들의 모습도 찾아보고요. 저 같은 어린이 발표자는 보이지 않고, 또 영어로 진행해야 해서 잘할 수 있을지 조금 걱정이 되긴 해요.

발표를 준비할수록 느끼는 건 모두가 목소리를 내고 행동을 통해 황폐해지는 지구를 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환경을 사랑하고 하나뿐인 지구를 지키기 위해 나부터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이러한 한국 어린이의 생각을 전 세계에서 온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습니다. 평창에서 발표를 잘 마치고 돌아와서 더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해 드릴게요. 소중 친구 여러분, 많이 응원해 주세요!

이록 서울 신동초 5

참여방법 “먼저 소년중앙 e메일()로 저의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제보했습니다. 소중에서 연락이 와 어떻게 기사를 쓸 것인지 상의하고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하기로 했죠. 재미있는 소식이 있다면 e메일로도 제보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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