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7조원 고속철 사업에 한국 참여 협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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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한국을 공식 방문한 응우옌푸쫑 베트남 당서기장과 함께 2일 오전 청와대 대정원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참석해 어린이 환영단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잇따라 열고 한반도 비핵화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쫑 서기장은 베트남 권력 서열 1위다. [박종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청와대에서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응우옌푸쫑 공산당 서기장과 단독·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한반도 비핵화 지지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두 정상은 금융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베트남의 경제수도인 호찌민과 최대 휴양지인 냐짱을 잇는 고속철 건설사업(71억 달러) 등 120억 달러 규모의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또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의 연내 타결 의지도 재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베트남 FTA가 2020년 양국 교역 목표 700억 달러 달성에 기여하는 데 촉진제가 될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FTA 협상이 연내 타결되도록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각종 결의와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한 9·19 공동성명의 약속을 완전히 이행할 것도 촉구했다. 베트남 측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한국 측의 모든 구상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권력 서열 1위 자격으로 처음 방한한 쫑 서기장은 의전의 격(格)에 있어 가장 높은 국빈 방문(State visit)보다 한 단계 낮은 공식 방문(Official visit)이었다. 하지만 정부는 쫑 서기장에게 국빈에 준하는 예우를 갖췄다. 전날 쫑 서기장이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영접을 나갔다. 올 들어 윤 장관이 공항에 나간 경우는 7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8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때뿐이었다.

 정부가 쫑 서기장을 각별히 예우한 것은 정치·경제적 이유도 있지만 한국에 살고 있는 5만6000여 명의 베트남 여성을 배려한 조치라고 외교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지난해 9월 박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쯔엉떤상 국가주석은 한국을 가리켜 ‘사돈의 나라’라고 불렀다. 쯔엉떤상 주석은 당시 박 대통령이 호찌민 생가를 방문했을 때 직접 안내도 맡았다.

집단지도체제를 택하고 있는 베트남은 서열 1위인 당서기장과 2위인 국가주석이 함께 정상역할을 한다. 당초 쫑 서기장은 한국뿐 아니라 인접 국가도 함께 방문하는 순방을 염두에 뒀다. 하지만 다른 국가들과의 일정이 맞지 않자 한국만 단독으로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글=신용호·유지혜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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