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탁구 스타 현정화…빨간불 무시하고 달리다 "인생에 빨간불"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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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고등학생으로 국가대표 발탁. 1988년 서울올림픽 금메달.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 석권. 비범한 인생을 걸어온 '탁구 스타' 현정화의 인생에 빨간불이 켜졌다.

1일 오전에 일어난 음주 교통 사고로 인해 그간 쌓아온 명예와 타이틀을 한꺼번에 잃을 위기에 처했다. 일단 오는 18일 개막 예정인 '2014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선수촌장에서 물러났다.

현 감독은 장애인대회에 맞춰 리분희 북한 장애인체육협회 서기장과 23년만에 조우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불발된 셈이다. 둘은 지난 1991년 남북단일팀을 이뤄 단체전 금메달을 딴 남북의 '스포츠 영웅'이다.

현 감독은 이번 아시안게임 동안 MBC 탁구 해설위원을 맡았으나 이 또한 자진 하차했다. MBC는 현정화 감독 대신해 부랴부랴 김분식 대한탁구협회 과장을 해설위원으로 섭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탁구인 현정화'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는 마지노선인 한국마사회 탁구 감독 자리 또한 위태롭다. 마사회의 한 관계자는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일단 사과를 해야할 것 같다"며 "오늘이나 내일 중으로 회의를 거쳐 거취를 (거취 등을) 밝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정화의 암울한 미래는 온라인 상에서 일고 있는 비판적인 여론도 한 몫하고 있다. 일단 혈중 알콜 농도가 0.2%까지 나왔다는 점이다. 0.2%는 음주 운전 사건 기사 검색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수치다. 네티즌들은 "0.2%가 나올 수 있는 수치냐" "치사량 아니냐"는 반응이다. 실제로 현 감독은 사고 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블랙박에도 현 감독이 탄 차량이 빨간색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다 직진하는 검은색 모범택시와 그대로 충돌하는 모습이 기록됐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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