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받던 쿠르드족 역탄압 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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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사담 후세인 정권 밑에서 극심한 압제에 시달렸던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족들이 후세인이 무너지자 거꾸로 아랍계 주민과 소수민족에 대한 탄압에 나섰다고 24일 외신들이 보도했다.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쿠르드족들이 키르쿠크에서 투르크멘족 축출작업에 나섰으며 일부 투르크멘족은 미군이 이를 방조하고 있다고 비난한다고 전했다. '투르크멘전선'의 간부 케말 야이시리는 "쿠르드족은 전쟁이 마무리되자마자 무차별 습격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쿠르드족들은 또 키르쿠크에서 아랍인 주민들을 강제 퇴거시키고 집과 토지를 빼앗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1968년 바트당의 정권 장악 이후 키르쿠크.모술 등지에서 북부 산악지대로 쫓겨났던 쿠르드족들이 도시로 되돌아와 자신들의 땅이라며 무력으로 아랍계 주민을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군정 행정청장으로 내정된 제이 가너는 23일 쿠르드애국동맹(PUK) 과 쿠르드민주당(KDP) 지도자들을 만나 "아랍계 주민에게 보복하지 않겠다"라는 다짐을 받아내기도 했지만 쿠르드족의 부상은 또 다른 분쟁거리를 만들 전망이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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