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스타' 김연경 "고향인 안산에서 이겨 더 좋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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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스타' 김연경(26·페네르바체)이 고향 안산에서 날아올랐다.

한국은 25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A조 예선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일본을 3-0(25-17 25-16 25-18)로 이겼다. 인도와 태국, 일본을 차례로 격파한 한국은 1위를 기록, B조 4위 홍콩과 27일 준준결승을 치르게 됐다.

김연경의 원맨쇼였다. 김연경은 경기 초반부터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였다. 세터 이효희(34·도로공사)의 토스가 올라오면 여지없이 득점을 만들었다. 어려운 상황에서 2단 연결된 공도 후위공격과 오픈으로 처리했다. 상대 블로킹이 쏠리면 페인트로 따돌리는 여유도 보였다. 터키리그 서브왕답게 강서브도 대단했다. 김연경은 20-17로 앞선 2세트 후반 연속 서브 에이스를 성공시켜 일본의 기를 꺾었다. 1m86㎝의 큰 키를 살려 블로킹도 3개나 기록했다. 공격성공률 55.6%를 기록한 김연경은 양팀 통틀어 최다인 26득점을 올렸다. 2000여 명의 관중들은 경기가 기운 3세트 후반 김연경이 교체되어 나가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김연경은 올해 초부터 "한국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꼭 우승하겠다"며 아시안게임을 별러왔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빛나는 활약을 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는 못해서다. 2010 광저우 대회에서는 은메달에 머물렀고,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MVP와 득점왕을 휩쓸었지만 4위에 그쳤다.

김연경은 경기 뒤 "컨디션이 좋았다. 생각했던 대로 조 1위로 8강에 가서 좋다. 집이 있는 안산에서 처음 국제대회를 치렀다. 많이 기다렸는데 즐겁고 설레는 경기였다. 안산 시민들이 와 주셔서 많이 응원해줘 더 좋았다"고 웃었다. 사실 일본전은 부담스러운 경기였다. 일본이 세계선수권 때문에 주축 선수들이 빠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은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1시간 18분에 완승을 거뒀다. 김연경은 "가장 중요한 태국전이 끝나고 나서 우리도 모르게 느슨해지는 분위기가 있었다. 모여서 일본전을 열심히 하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대진표상 한국은 4강에서 일본과 재대결할 수 있다. 이선구 대표팀 감독이 "일본은 수비력이 좋은 팀인데 오늘은 잘 풀리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내 추측이지만 일본이 8강 대만전을 염두에 두고 컨디션 조절을 했을 수도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을 정도다. 김연경은 "일본 선수들이 오늘은 잘 안 된 부분들이 많았다. 우리도 더 보완해서 일본을 넘은 뒤 중국 또는 태국과 치를 결승에서도 잘 해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안산=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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