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단위로 선발하는 10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입시의 합격 열쇠는 면접에 달렸다. 중학교 내신이 절대평가제(성취평가제 등급)로 바뀌면서 교과성적의 변별력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면접과 직결되는 자기소개서와 질문 유형을 다시 한 번 점검할 때다.
어려운 질문엔 침착하게 해결하는 모습 보여야
자사고들은 공통 질문과 개별 질문을 섞어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다. 공통 질문으로 지원자의 사고력·창의력과 사회 이슈에 대한 관심을 확인하고 자기소개서와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를 토대로 한 개별 질문으로 장래희망·진로·독서활동·인성을 종합 평가할 계획이다.
면접에서 교과지식을 묻는 질문은 할 수 없어 시사·책에서 공통 질문의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외대부고 면접에서는 인문사회·자연과학·국제 과정에서 각각 다른 공통 질문 4개 문항을 제시했다. ▶10만원권 지폐를 만들 때 지폐에 넣고 싶은 인물과 문화재를 선택하고, 그렇게 생각한 까닭을 말하라(인문사회 과정) ▶자연과학계열 학생들이 이공계 대학과 의과 대학 중 어느 쪽으로 진학하는 것이 사회와 국가경쟁력에 도움이 될지 자신의 생각을 말하라(자연과학 과정) ▶우리나라 통일은 언제가 될 것으로 예상하며 그로 인해 대내외적으로 어떤 현상이 일어날지 말하라(국제 과정) 등 시사상식을 바탕으로 논리력·사고력·창의력을 묻는 질문이었다.
질문에는 정답이 없다. 키워드를 암기한다고 좋은 평가를 받는 것도 아니다. 외대부고 서범석 입학담당관은 “시사는 끊임없이 발생하므로 단기간 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최근 이슈가 된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경우 왜 생겨났는지, 이들의 행동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발표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까다로운 일부 질문은 꼭 내용을 아는지 확인하려는 것이 아니다. 위기에 대처하는 모습이나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이면 된다”고 조언했다.
독서·교육 특징과 진로·목표 연관성 제시
예년 자사고 면접에서는 독서 관련 질문도 많이 나왔다. 예를 들어 ▶읽은 책 분야가 한정돼 있는데 독서 편식 습관이 있는가(서울 하나고) ▶역사책이 자신의 가치관에 미친 영향(전남 광양제철고)과 같은 질문이다.
이에 대비하려면 학생부 독서활동에 쓴 책을 점검해야 한다. 읽고 느꼈던 감정과 생각, 자신에게 미친 영향을 글로 쓰며 정리한다. 포항제철고 박성두 입학홍보부장은 “면접은 다양한 사회·과학·문학 책을 깊이 읽고 토론한 학생에게 유리하다”며 “문학작품이나 흥미·재미 위주로 독서를 편식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지원한 학교 교육과정을 이해하고 이를 자신의 진로·학업목표와 연계하는 답변도 준비해야 한다. 예년 질문을 보면 ▶본교 교육과정이 자신의 진로나 장래 목표와 어떤 부분에서 맞는지 이유를 들어 설명하시오(포항제철고) ▶본교의 세 과정을 통합한다면 모든 학생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 말하시오(외대부고) ▶우리 학교의 건학 이념(하나고) 등이 출제됐다.
지원자는 지원 동기와 목표, 지원한 학교 교육과정의 특징, 건학 이념 등이 꿈을 이루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생각하고 이를 면접 때 구체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자기소개서에 쓴 지원동기·장래희망·진로·자기주도학습에 대한 질문도 빠지지 않는다. 임 대표는 “진로를 명확히 세우는 것이 자기소개서 작성과 면접 준비의 첫걸음”이라며 “과거 경험과 미래 목표를 엮어 답변을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봉아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