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통일 문제 열띤 공방 중공-대만 뒷 교역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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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통일문제로 열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중공과 대만의 자유 중국간에 뒤로는 교역이 활발하다.
방식은 홍콩을 통한 간접무역.
중공에서는 대만의 TV·자전거·손목시계 등 소비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대만은 한약재·화공제품 등 원자재를 주로 구입하고 있다.
홍콩 정청의 통계에 따르면 이 간접교역은 79년부터 급증, 80년 대만의 중공에 대한 수출은 2억 달러 규모로 79년의 12배를 기록했으며 금년상반기에는 이미 새 년 한해동안의 실적을 초과하고 있다. 주요품목은 TV·카메라·시계·자전거·의류·오토바이·라디오 등 대부분이 소비재.
이런 대만제품이 중공에서는 아무 제약 없이 팔리고 있다. 다만 상품에는 「중화민국제」 대신 「대만제」로 표시된다.
일본제나 유럽제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단지「같은 중국」이라는 점 때문에 인기가 높고, 그래서 중공당국이 세금을 매기지 않는 경우도 있다. 금년상반기에만도 월3만대 정도의 대만 TV가 중공에 수출됐다.
그러나 공식적으로는 어떻든 대만산업계에 있어 대 중공수출은 굴러 들어온 떡이다. 대만경제는 최근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고 올 상반기에만도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일본과 마찬가지로 수출의존도가 높은 대만으로서는 조금이라도 수출을 늘려야할 입장이다.
특히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욱 뚜렷해질 것 같다.
중공이 1년 전부터 건설을 추진해오고 있는「경제특별구」는 중공이 학교 자본 등 외자를 끌어들여 수출산업을 육성시키려는 일종의 자유무역지대로 자본주의 경제방식에 따라 운영된다. 현재 심수·주해·산두·하문 등 네 곳에 설치돼있다. 그중 홍콩과 인접한 심수는 홍콩과의 동질화가 검토되고 있다. 심수와 중공사이에 새로운 국경선을 실정, 심수와 홍콩사이를 자유로이 왕래토록 하여 심수를 홍콩이나 대만과 같은「자본주의권」으로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경제면에서의 국공합작」은 중공 측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공-모만 간의 무역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은 77년부터. 이해 중공은 『대만동포에게 고하는 글』이라는 신년 메시지를 발표, 대만과의 역내무역을 호소했다. 2월에는 중공의 통신사들이 『쌍방에 유리하다』는 내용으로 상호무역 책을 제안했다. 대만 측은 이런 일련의 제안을 묵살했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았다.
현재 중공은 대만에 대한 평화공세와 함께 대 대만무역을 촉진시킬 방침이다.
이에 따라 최근 중공에서는 홍콩과 인접한 광동·복건성 뿐만 아니라 각 지방의 정부기관이 서로 앞을 다투어 대외무역에 나서고 있다. 홍콩에서는 작년부터 중공 측의 지사·지부설립이 잇따르고 있는데, 이미 면구·광동·광서·흑룡강·요령·천진 등 성 시의 공사 외에 중공광고공사·문회보(상해신문)의 무역공사까지도 개설됐다. 한편 대만은 중공제품의 수입을 일절 금하고 있으나「메이드·인·홍콩」(홍콩제)이라는 표시로 홍콩 화상들에 의해 흘러들고 있다. 한방약·화공제품·유지 등 품목도 다양하지만 액수로는 대만의 대 중공수출에 비해 5분의1 정도에 불과하다.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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