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대표단 엄중히 경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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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제11차 한일정기각료회의는 10일 상오 9시6분 우리측 수석대표인 노신영외무장관의 개회선언으로 시작.
노장관은 개회선언에 이어 미리 준비된 개회사를 약8분간 우리말로 읽었는데 대부분의 일본측 각료는 동시통역 리시버를 사용해 노장관의 개회사를 경청.
이어 「소노다」(원전직)일본측 수석대표는 개회사를 읽기에 앞서 『태풍으로 큰 피해를 본 한국국민에게 마음으로부터 위로를 드리며 조속한 복구가 이루어지기를 빈다』고 즉석인사.
노장관과 「소노다」외상은 개회사에 이어 순서에 따라 양측 대표단을 차례로 소개했는데 일본측 각료는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일본식으로 정중하게 머리를 숙였다.
노장관은 최경녹주일대사를 소개하면서 『여러분께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바로 주일한국대사』라고 해 회의장의 분위기를 풀었다. 「소노다」외상은 자민당안에서 한 파벌의 보스로 비중이 높은 「고오모또」(하본)경제기획청장관을 맨 먼저 소개하는 등 자민당 서열순으로 소개.
15분간의 개회식이 끝난 뒤 양측 대표단과 수행원은 옆방에 마련된 각료대기실과 로비에서 20분간 코피브레이크를 갖고 환담.
커피브레이크가 있는 동안 「야나이」(양정신일)일외무성 경제협력국장은 개회식 분위기를 묻는 기자들에게 『베리·굿』이라며 『이번 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리라 믿는다』고 논평.
개회식장에는 한국측대표단이 9시2분, 일본측은 9시4분에 입장했는데 노장관은 상오 8시 회담장소인 호텔신라에 나와 우리측 각료 및 참모들과 대기.
한편 9일 저녁 일본기자들의 요청으로 회담전망에 관해 브리핑을 한 「기우찌」(목내소윤)일외무성 아주국장은 양국의 입장이 여전히 팽팽하게 맞서있어 별 성과를 거두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는 일본기자들의 전언.
양측대표가 10일 첫 대면한 전체 회의장은 호텔신라 2층의 다이내스티홀. 외무부 실무진과 호텔측은 같은 장소에서 열린 WBC총회에 이어 바로 각료 회담준비를 하느라 이날 밤 자정까지 마이크를 설치하고 동시통역 시설을 점검하느라고 분주했다.
회의장은 정면에 양국국기가 세워지고 대표단은 장방형탁자를 마주해 대좌토록 돼있는데 출입구 쪽에 한국 대표단이, 안쪽에 일본대표단이 각각 자리잡았다.
좌석배치는 한국측은 수석대표인 노신영외무장관을 중심으로 왼쪽에 고건농수산·박봉환동자·최창낙기획원차관, 오른쪽에 이승윤재무·서석준상공·윤자중교통·최경녹주일대사순으로 돼있고 고문인 신병현부총리는 개별회담에만 참석할 뿐 전체회의에는 불참.
일본측은 「소노다」(원전직)외상을 중심으로 왼쪽에 「가메오까」(귀강고부)농수산상, 「시오까와」 (한천정십낭)운수상, 「마에다」(전전리일)주한일대사, 오른쪽으로는 「와따나베」(도변미지웅)대장상, 「다나까」(전중륙조)통산상 및 「고오모또」(하본민부)경제기획청장관이 각각 자리잡았다.
한일정기각료회담에 참석키 위해 9일 하오 3시20분 JAL특별전세기편으로 대표단을 이끌고 내한한 「소노다」외상은 김포공항에서 노신영외무장관의 영접을 받고 『지난번 외상회담 때 신세 많이 졌다』는 노장관 인사에 『이번에는 내가 신세질 차례』라고 대답. 「소노다」외상일행은 도착성명이나 기자회견 없이 공항에서 숙소인 호텔신라로 직행했는데 공항과 도로연변·숙소 등에는 다른 때 보다 배가 많은 경비경찰관과 경호원들이 동원됐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혹시 있을지도 모를 반일감정표출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
일본측 대표단 일행은 이날 별다른 공식 스케줄 없이 「마에다」대사가 마련한 만찬에만 참석했는데 특히 「소노다」외상은 만찬에 잠시 얼굴만 보이고는 자기 방에서 줄곧 휴식.
일본측 대표단 일행은 6명의 각료외에도 공식수행원 48명과 기자단 28명 등 80여명.
이들 중 우수정도는 한국을 처음 방문한다는데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버스속에서 연변풍경에 줄곧 흥미와 관심을 표시.
회담사무국측은 한일 각료 회담을 취재하는 기자만도 일본측의 상주특파원 13명을 포함, 40여명에 이르는 데다 외신기자 23명과 국내기자까지 합쳐 모두 1백명이 넘는 보도진이 취재에 임하고 있는 것에 대비해 호텔 23층에 프레스센터를 설치하고 모두 5개의 방을 마련하는 외에 KIT의 도움을 얻어 외신텔렉스시설과 국제전화 시설을 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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